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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Jul 22. 2023

다이어트 4개월차 후기

사라진 헛헛증

다이어트는 입사와 함께 시작됐다. 단순하고 현실적이고 절박한 이유였다. 맞는 정장이 없어서. (그리고 중성지방이 너무 높아져서?)


예전 직장에서는 편하게 레깅스, 티셔츠, 헐렁한 원피스같은걸 입고 다녔다. 어떨 땐 사무실에서 내가 고독사해도 모를 정도로 사람들이 드문드문 다녀갔기 때문에 아무거나 입고 다녀도 괜찮았다. 그리고 편한 복장 자체가 나한테는 그 직장의 큰 장점 중 하나였다. (월급 50만원 정도는 덜 받아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정장 위주로 입어야 하는 곳으로 오다보니 입을 옷이 없었다. 옷장에 옷은 많은데 전부 55사이즈였다. 그리고 나는 66반을 넘어가고 있었다. 홈쇼핑 66은 맞는데 백화점 66은 꽉 끼는... 그런 몸무게였다.


처음 며칠은 면접 바로 전에 샀던 66~77사이즈 정장을 입었고, 그 다음엔 66원피스들을 좀 샀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옷장의 옷들이 아까웠다. 거의 입지도 않은, 비싼 옷들인데 버리거나 나눔하려니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겸사겸사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마침 adhd약을 먹기 시작했고, 덕분에 식욕이 사라졌다. 아침은 간단하게 모닝빵 한개, 우유 한컵. 점심은 팀에서 같이 먹는데 밥은 좀 남긴다. 저녁은 과일 조금, 요거트. 국수 등 면 종류는 아예 끊었다.


운동은 거의 못했다. 코로나로 너무 피곤해서...


확실히 다이어트엔 굶는게 최고인 것 같다. 거의 4개월 되어가는데 10키로 정도 빠졌다.


처음엔 이렇게까지 많이 감량할 생각은 아니었다. 중간에 사건이 있었다. 이번에 어떤 브랜드 원피스들을 좀 몰아서 샀는데 여기는 55가 44반 정도 되는 느낌이다. 겁도 없이 55를 사버리고 택도 떼어버리고... 난감해서 살을 좀더 빼야했다.


이제는 더 안 빼고 유지해보려고 한다. 코로나의 영향인지 정신과 약을 먹기 때문인지 아니면 급격한 다이어트의 영향인지 모르겠는데 누웠다가 일어날 때 앞이 캄캄해지고 핑 도는 증상이 있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코로나도 그동안 안걸리다가 하필 살을 훅 뺀 시기에 걸렸다.


암튼 더 빼면 건강에 안좋을 것 같은 느낌이라 여기서 멈추기로.


다이어트라고 해도 배고픈걸 참는건 아니다. 배고프면 중간중간 과자도 먹는다.


그런데 적게 먹는게 습관이 되었는지 별로 배도 안고프고... 무엇보다도 내가 그동안 허기졌던불안이나 스트레스 때문이었고 그래서 그때마다 폭식해서 살이 쪘던 거였다. 배고픈건 아닌데 허기진 느낌이랄까.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고쳐졌다. 약의 효과같기도 하다. 요즘은 더이상 그만큼 불안해지지 않는다. 그리고 혹 우울하거나 불안해도 폭식에 의존하지는 않는다.


폭식 문제가 해결된건 정말 기쁘다. 체중은 둘째치고 스스로도 자괴감 느껴지는 방법이었어서... 그런 정신적인 건강도 다이어트에서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점심은 정상적으로 잘 먹고 운동을 좀 시작해야겠다. 오늘 계단 걷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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