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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Jul 22. 2023

아무도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절망감

예전에 직장에서 갈등이 있었다. 구조상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고 나는 상대적으로 을의 입장이었다. 나도 예민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몇달간 심한 갑질이 있었다. 알고보니 나만 당한게 아니라 더한 곳들도 있었다.


나는 누군가 상부에 있는 사람들이 이 문제를 중재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리해주고, 바로잡아주는게 당연하다고. 상대방이 갑질하는건 다들 인정하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들'은 목소리 큰 사람, 더 세력이 강한 사람 편이었다. 사적으로는 위로해주었지만 아무도 나를 위해서 욕을 먹거나 문제를 만들 생각은 없었다. 그때 직장에서 우리 편은 우리들(같은 위치의 동료들)밖에 없었다.


여기가 보통 직장이면 그러려니 할텐데 공익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곳인데... 그리고 나는 그 가치를 진짜 믿고 최선을 다해서, 내 월급이나 처우 이상의 일을 해왔는데 그게 부서진 느낌이었다.


내부에서도 지키지 못하는 가치를 무슨 외부에서 실현하겠다고... 조직 혹은 제도 자체에 대해 정이 확 떨어졌다.


내가 순진했을수도 있지만.


아무튼 그렇게 아무도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절망감을 느꼈다. 큰일까진 아니었지만 마음이 서늘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때 비슷한 입장의 동료들이 내 편을 들어주고 기프티콘 보내주고 위로해주고 내 말 다 들어줘서 버틸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고마운 분들을 잊고 있었네...)


물론 마음속에서 공익을 버린 다음에는 내 방식대로(?) 그 문제를 해결하긴 했다. 그래도 그때 힘들었던 기억은 아직도 생각난다. 진심이었던 만큼 더 좌절감을 느끼고 무기력감을 느꼈다.


누군가에겐 아주 평범한 일일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그게 물을 넘치게 만드는 마지막 한방울일수도 있다. 요즘 기사를 보다보니 그때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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