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마지막날 저녁엔 뚝섬미술관에서 '인사이드 미(INSIDE ME)'라는 전시회를 보고 왔다. 이 전시회만큼은 별로 스포하고 싶지 않다. 가서 직접 한단계, 한단계 경험해보는게 더 몰입될 것 같아서다. 앞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채 미로와 같은 길을 나아간다는게 나의 내면을 여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혹시 어둠을 두려워하거나 좁고 어두운 공간에서 공황이 온다면, 혹은 우울증으로 많이 지쳐서 현기증을 달고 사는 정도(스스로 존재하는게 거추장스럽고 메스꺼운 정도)라면 비추하는 전시회이기도 하다.
절반 이상이 어두운 작은 공간들로 되어있고(사진찍기가 가능한 정도의 빛은 있다) 공간들의 문을 하나하나 밀면서 나아가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맨 처음엔 이 정도 느낌이랄까. 갈수록 환해지긴 한다.
어둠이 깊은 만큼 스스로에게 몰입해서 명상하듯 탐험하기에 아주 좋은 전시이다. 입장 인원을 통제하기 때문에 나도 대부분 혼자서 이길을 걸었다. 가장 많을 때도 한번에 여섯명 정도밖에 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