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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Nov 06. 2023

원했던 것에 대한 책임


정말 이상한 말같지만, 간절히 원했던 일이 이루어졌을 때 오히려 두려워지는 경우가 있다. 욕심 80, 진심 20의 마음으로 달려들었다가 진짜 갖게되면 슬슬 두려워진다. 내가 과연 이걸 감당할 수 있을까? 내가 뭘 알고 욕심을 냈던걸까?


강아지가 없을 땐 갖고 싶지만 막상 생기면 가족으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담도 따라올 것이다. 브런치 작가로 승인된건 기쁘지만 막상 그 후엔 무슨 글을 써야할지 막연할 수도 있다. 대학원도... 합격하고 싶지만 이게 맞는 길인지는 계속 자문자답하게 될 것 같다.


나는 항상 주춤했던 것 같다. 원하는 것이 이루어진 순간에. 기뻐도 기뻐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내가 예상하지 못한 무슨 문제가 생길지 몰라 두려움에 떨었다. 정말 갖고 싶었던 건데 실수로 놓칠까봐. 감당하지 못해서 다 힘들어질까봐. 


지레 겁먹고 80의 욕심을 가라앉혀 포기한 적도 많다. 나는 우울증 환자이고 쉽게 힘들어질 수 있으니까 책임질 수 없을거야... 라면서.


그게 맞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일단 가진 다음에 그때부터 조금씩 적응하면서 책임감을 만들어나가면 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면서 성장하는 경우도 많으니까.


정답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요즘엔 내 마음을 긍정해주느라 내 안의 욕심에 좀더 신경을 써준다. 욕심이 80이라면 한번 가져볼까 라는 마음을 가지려고 해본다. 그러면서 내가 회복의 또 다른 단계로 넘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후회하겠지만, 괜찮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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