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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Nov 04. 2023

사람을 모르겠다는 느낌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저 사람을 진짜 알고 있는걸까 하는. 아주 가까운 사이에도 그런 이질감이 드는 순간이 있고,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자주 그렇다.


뭘 숨기고 안 숨기고 그런게 아니라... 아무리 솔직해도 자기 자신을 다 보여줄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면 나라는 사람을 도서관처럼 개방할 수는 있다. 책을 펼쳐서 이때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떤 감정을 느꼈냐고 물으면 다 대답해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모든 책을 읽어볼 시간이 없다. 그냥 장서목록 정도만을 사서의 설명을 들으면서 훑어보는게 전부랄까.


그나마도 아주 가까운 사람이라야 그렇게 하지... 일반적으로는 상대방의 책 표지 일부를 스쳐지나가는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서 거의 모르는 채로, 내가 생각하는 상대방의 모습, 속마음에 기대서 상대방을 판단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실제로는 나 혼자 내 마음속에서 상대방의 인형을 데리고 연극을 하는데 불과한 건지도.


어떨 땐 내 생각이 혼자 복잡해지기도 하고 이리저리 쌓이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정신차리고 다시 똑바로 보려고 노력한다. 이건 상대방이 아니라 내 생각 속에서 만들어진 인형일 뿐이라고. 상대방은 이것과 아무 상관없이 저기에 서 있다고.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나한테 해가 되는게 아니라면. 굳이 드러나지 않는 말의 속뜻과 행동의 배경을 힘겹게 더듬어갈 필요가 있을까. 그 끝엔 오해와 착각만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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