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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Nov 29. 2023

엑스포까지 수능처럼?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기사들을 보면 제목만 봐도 답답하다. 투혼을 다했고 죄송하고 침통하고...


경쟁 -> 죽기살기로 달리기 -> 패배 -> 내 잘못 -> (나 아닌) 타인에게 송구함 -> 다 망한 것처럼 느낌


이런 구조가 개인 단위에서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고정된 틀인 것 같다. 경쟁을 이렇게 패배로, 잘못으로, 망한 것으로, 두려운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사는게 너무 숨막힌다.


살면서 선택의 순간, 경쟁의 순간은 언제나 있는데 그 결과들 하나하나에 집착하고 최선을 다해야 하고 '안된 것'을 크나큰 패배로 받아들이는 식이라면 삶 자체가 공포스럽고 싫어질 수밖에 없다. 보보경심. 한걸음 한걸음이 위태롭고 조심스러워진다. 나중엔 걷는 것 자체가 무섭고 지쳐서 차라리 죽고싶을 정도로.


안될수도 있지. 이 문이 안 열리면 대신 다른 문이 열릴거야. 나중에 돌아보면 안된게 더 나은 선택이었을 수 있어. 안된게 내 잘못일까? 이 부분에서는 상대방이 더 나았을수도 있지. 이걸 졌다고 다른 것까지 다 진건 아니잖아. 항상 나만 이겨야 된다면 상대방은 어떻게 해? 그게 말이 되는걸까? 노력한 우리, 정말 잘했어. 이번에 도전하면서 우리의 새로운 장점들도 찾았고, 연대해서 뭔가를 도전했다는 좋은 경험도 얻었잖아.

 

이렇게 생각하면서 흘러가는, 있는 그대로의 현재를 항상 긍정해줄 수는 없을까. 그럼 좀 살만한 세상이 될 것 같다. 사회는 잘 안바뀌니까 나라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 지금까지 배워본 적 없어서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오늘부터 실천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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