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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Dec 05. 2023

실망할 것도 많을수록 좋다

우울할 땐

실망스러운 것들이 어설프게 한두가지 있을 때가 제일 아픈 것 같다. 가진 것보단 못가진 그 한두가지가 한없이 사람을 애태운다.


하지만 실망할 일들이 다섯 손가락을 넘어가기 시작하면 좀 달라진다. 전부 다, 많이 아프니까 통증에 둔감해진다. 그리고 실망들을 활용할수도 있다. 예를들면 A가 고통스러우면 다른 고통, B를 떠올리면 된다. 실연이 괴로우면 빈 통장을 바라보는 방식이랄까. 그러면 다른 고통이 느껴지면서 이전의 고통을 압도한다.


우울할 땐 종종 이런 방식을 쓴다. 평소같으면 불안해하고 두려워했을 일도 우울할 땐 그냥 해버린다. 잘 안돼서 실망스럽더라도 그 고통으로 우울의 고통을 잊을 수 있으니까. 부정적인 생각들끼리 서로 자기가 더 힘들다고 아귀다툼을 하는 모습을 관찰하다보면 나는 잠시 태풍의 눈, 이전의 고통이 지나가고 다음 고통이 시작되기 전의 그 순간에 서있게 된다.


하나의 멍청한 짓보다는 열개의 멍청한 짓이 더 도움된다. 그러다 간혹 우연히 좋은 기회가 얻어걸리면 더 좋고. 그런 식으로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되고 그러다가 우울에서 빠져나오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아무래도 뭔가 행동하는건 상황에든 마음에든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니까.


오늘의 나는 그렇게 발버둥치면서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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