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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Dec 27. 2023

사는게 괴로워서

대학원에 두번째 떨어졌을 땐 사는게 괴로웠다. 충격도 받았고 불합격과 관련된 온갖 트라우마가 떠올라 힘들었다. 나는 뭘 해도 안되나 싶었다. 이 전공과는 이렇게 이별하는건가 싶었다.


집에 가야되는데... 일단 가장 충격받았을건 부모님이라 (안그래도 내 커리어가 망해서 힘들어하시는) 뭔가 대안을 가져가야지 싶었다. 내 마음도 아팠지만 어쨌든 내가 수습해야 되니까 꾹꾹 눌러두었다.


버스 안에서 열심히 검색해서 조금 다른 방향의 대학원 진로를 찾아냈다. 더 쉽고 편한. 두번째 대학원이 떨어진게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그렇게 부모님을 안정시키고 밤에 누웠는데 맘이 넘 아팠다. 막막하고 내 인생은 왜 이런걸까 싶었다. 현실을 받아들이는게 힘들어서 일주일은 좀 앓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바로 월요일부터 다른 학교의 자기소개서를 새로 쓰고 연구계획서도 다시 쓰고 촉박한 컨택도 마쳤다. 그리고 나름 괜찮은 분위기 속에서 면접도 보고 왔다. 그러면서 두번째 실패에서 마음을 옮길 수 있었다.


이번주에 세번째 학교가 결과를 발표하는데 어떻게 될까. 세번째 실패일까 아님 성공일까.


확실한건 난 계속 갈 것 같다. 나 뭘 믿고 이렇게 확고한진 모르겠지만, 내 마음은 keep go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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