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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Jan 12. 2024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요즘 보고있는 중드 '영안여몽'은 여주가 시간을 되돌려 인생을 다시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맨 첫 화는 황후가 된 강설영이 자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기적같이 그녀는 18살로 돌아가 인생을 다시 시작할 기회를 얻는다.


첫화에서 강설영은 지난 인생을 돌아보며 후회한다. 자기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이용하고 파멸시켰다는 것 등등.


입궁하기 전으로 돌아간 그녀는 자신의 실수를 바로잡고, 잘못된 선택을 피하면서 자기 인생을 바꿔나간다.


강설영이 비뚤어지게 된 것에는 가족 안에서의 갈등같은 몇몇 이유들이 있었다. 흥미로웠던건 인생 2회차에선 강설영의 반응이 달라졌다는 것.


원래는 언니를 편애하고 자기만 야단치는 엄마의 말에 상처받고 (언니의 기회를 뺏어서) 황후가 되는 것으로 복수하려고 했다면, 두번째 경험할 땐 엄마와 언니의 속마음을 좀더 이해하게 되고 받아들이려 한다. 그 결과 자기에게도, 가족에게도 좋은 선택을 하게 된다.


뭐랄까... 인생에 그런 순간들이 있다. 알면서도 비뚤어지는 마음, 필요 이상으로 상처받고 외면하게 되는 마음. 그리고 그런 마음들이 모여서 (나한테도 해로운걸 알면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기도 한다.


의도와 관계없이 감정의 파도에 떠밀려 인생에서 어떤 외길을 걷게 되는... 자신이 원하던 길과 너무 멀리 떨어져있는데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그런.


나도 돌아간다면 나를 우울하고 힘들게 만들었던 환경, 사건들에 지지 않을 것 같다. 떠밀리기보단 떠밀면서 헤쳐나갈 것 같다. 그때와 다른 선택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성숙해진 마음으로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는 가정은 매력적이다. 여주와 남주의 로맨스보다도 그런 설정에 더 끌려서 보게 되는 드라마인 것 같다.


아니, 어쩌면 그 성숙한 마음으로 현재를 더 잘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과거에서도 할 수 있다면 현재에서 못하란 법은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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