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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Jan 23. 2024

존재의 스펙트럼

내가 느끼는 내 존재는 여러 스펙트럼 중 어딘가에 걸쳐져있다. 내가 확고하고 단호하고 자신감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나는 2~6 정도쯤에 걸쳐져 있으면서 때로는 3을, 때로는 5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 사이에서 점핑하는 느낌이다.


내 감정은 유동적이다. 나는 항상 마음이 떨고 있다고 느낀다. 기본적으로 용기나 자신감이 없다. 다만 가끔씩 뛰어올랐다가 내려올 때가 있는데... (남들 기준에는 평범한건데 내 기준에서는 엄청난 도약이다) 대학원 지원이나 취직 자소서 쓰기같은 사건들, 전화하기 같은 것들이 그렇다.


대학원 원서를 쓸 용기같은건 없었다. 가끔 용기를 낼 수는 있는데 그건 순간에 불과하다. 원서를 쓰고 조금 후에는 바로 후회한다. 미친짓을 했다고. 미쳤다고 혼잣말도 한다.


뛰어오른 그 단계에 머물고 유지할만큼의 에너지가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어릴 땐 안그랬는데... 꽤 오랫동안 이렇게 부족한 에너지를 갖고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정신적으로 숨이 가쁘다. 산소가 부족한데 뛰어올라야 하는 사람처럼.


그래도 그렇게 점핑하다가 마이너스 10쯤에서 지금의 상태로 옮겨왔다는걸 알기 때문에 멈추진 않는다. 작은 시도들이 결국은 변화를 만드니까. 눈 질끈 감고 해버린 도전이 현실을 바꾸고, 현실이 달라지면 내 스펙트럼도 조금씩 움직이고... 그렇게 살고있는 것 같다.


남들에겐 단순한걸 어렵게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남들은 쉽게 감당하는 작은 일들도 혼자 너무 버겁게 느낀다는 생각도 든다.


나도 더 단단해지고 싶은데 쉽지 않다. 움츠리는게 습관이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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