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게 지겨워질 때가 있다. 지겨움보단 버거움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고 지치는 기분이다. 사무실 의자에서 눈을 감고 있어도, 핸드폰을 보고 있어도 해소되지 않는 피로감이다.
그럴 땐 불꺼진 회의실에서 잠깐 웅크리고 누워있는다. 머리와 몸이 수평을 이루고, 어둠속에서 눈을 감으면, 짧은 시간이지만 집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먹으로 그린 느긋한 산자락이 된 것만 같다.
아까는 누워서 사람들이 쓰고있는 가면들이, 무례한 솔직함이 지겹다고 생각했다. 이것에 저것을 꼬아서 생각하고, 오해와 소통안됨. 답답함들. 진심인데 모르겠는 것들. 내 인생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지겨움과 막막함의 더께가 쌓인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조용히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