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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May 14. 2024

버거운 어느 하루


요즘 내 기분은 이렇다. 단단한 벽을 통과하려고 애쓰는 느낌이다. 벽 너머에 무엇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하루를 살아내려면 차갑고 냉소적인 벽에 얼굴을 비비고 있어야 하는 느낌.


처음 해보는 직장생활 1년만에 얻은건 내가 진짜 바보라는 (그러면서도 노력할 의지는 없다는) 깨달음, 좋고 나쁜 온갖 사람들에 지쳤다는 거.


엉망으로 사는 것에 적응한게 그나마 다행이다. 대학원이 안그래도 역대급으로 엉터리인데 대충 대충 맞춰가며 하고 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인데 그냥 이런가보다 하고 있다.


업무든, 논문이든 다 공부해야 한다는걸 아는데도 너무 무기력하다. 눈에 안들어와도 페이지라도 넘기고 있어야 되는건가 싶다. 난 바보가 됐는데 전공이며 하는 것들이 버겁기만 하다. 의도치 않게 실수를 계속할 땐 눈물이 난다.


약도 나를 무기력에서 벗어나게 해주지는 못한다. 아니, 약이 오히려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느낌도 든다.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그래도 직장이니까 아무것도 안하면 안되니까... 해야할 일들을 적어두고 메롱인 상태로 하나씩 해나간다.


힘든 하루였다.

오늘은 센 약을 먹고 잠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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