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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May 18. 2024

검소하게 낭비하기

나에게는 검소하게 낭비하는 습관이 있다.


이 제품은 곧 가격이 오를거야, 이만하면 엄청 저렴하게 구입하는 거야, 갓성비니까 구매하자.


이러다보면 어느순간 내가 뭘 좋아하는지를 잊어버린다. 내가 타히티 흑진주를 비드로 구매할만큼 좋아했나? 나한테 어울릴까? 나중에 조금 더 나이들면 어울릴 수도 있으니 갖춰둘까?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장바구니에 담아버린다.


그게 절약하는 거라고 느껴진다. 언젠가 원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땐 비쌀거니까 저렴할 때 쟁여두는 것. 하지만 그렇게 지출이 쌓여서 어느새 내가 평소 쓰는 것보다 10배는 넘게 된다. 사치하고 있는데 스스로는 절약했다고 느끼는 이상한 지점이 있다.


오늘의 내가 지른 카드값은 내일의 내가 갚겠지만... 당분간은 좀 자제해야겠다. 내가 뭘 원하는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건 쇼핑에서도 필요한가보다. 이걸 진짜 사고 싶은건지, 이렇게 쇼핑에 열중하게 만드는 내 마음의 헛헛함은 무엇때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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