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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May 31. 2024

바라는거 많은 미혼

결혼 안하냐는 사람들에게 못한 거라고 정정해주는게 가끔은 지치기도 한다:)


요즘 2주 정도 거의 이틀 걸러 술약속이 있는, 나에겐 굉장히 희귀한 날들이 계속됐다. 1년만에 만나는 사람들도 두명이나 있었고 생전 처음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럼 꼭 실례지만 결혼은...? 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애 키우는 이야기같은 것들도 나온다. 그렇게 한 며칠 왜 결혼 안하냐는 질문들에 시달렸다. 바로 오늘도 그런 질문을 들었다.


그러면서 다들 눈을 낮추라는데... 정작 나는 바라는게 별로 없는 것 같다. 사실 내가 남의 외모나 조건을 따질 처지도 아니고. 소고기 등급 나누기식의 평가는 나도 받기 싫고 남에게도 하기 싫다.


그냥 대화 잘 통하고, 험한 세상에서 같이 재밌게 살아갈... 베프가 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나의 약간 이상한 부분도 이해해줄 수 있고 나보단 좀 상식이 많은 사람이면 좋겠다. 내가 좀 수동적이고 도화지같은 스타일이라 상대방은 물감이나 파스텔같은 부류였음 좋겠다. 두 도화지가 만났을 때의 답답함은 너무 잘 알아서.


라고 하면 그래서 결혼 못하는 거라는 소리를 듣는다. 차라리 키 얼마, 직업 뭐, 어떤 외모. 이렇게 구체적인게 있어야 더 쉽게 사람을 찾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머릿속에 아무 사람도 그려지지 않는다. 외부적인 것들을 모아도 그게 구체적인 사람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더욱이 사회불안이 있어서 누군가에게 마음 열기가 어려운 나에게 사람 만나기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모르겠다...

어쩌면 평생 혼자 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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