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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Jul 02. 2024

직장인 우울증에 약이 중요한 이유

본격적인 직장인이 되고나서 삶이 많이 무미건조해졌다. 예전처럼 심한 우울증이 아닌데도 쉽게 휘청거리게 된다. 왜 그런지 고민하다가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예전에 우울증에서 나았던 방식들을 쓰는게 쉽지 않다는걸.


저녁 7시 이후에야 시간이 나니까 이런저런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취미생활하거나 친구를 만날 시간이 별로 없다. 프로그램들 중에는 낮시간에 하는 것들도 많고, 더러 주말에 하는건 피곤해서 참여를 못하겠다. 왕복 2시간 반의 통근거리는 그다지 먼건 아니지만 그래도 피곤하긴 해서... 주말엔 학교에 가거나 아닐 땐 거의 뻗어있는 편이다.


일반 직장인들도 그렇지만 우울증 있는 직장인은 더할 것이다. 우울증 자체로 인한 피로감과 무기력감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우울증 걸린 직장인에겐 약이 필요한게 아닐까 싶다. 우울증을 해소해줄 일들은 하기 어렵고 우울증이 쌓이는 일들은 매일같이 직장에서 마주치게 되니... 약이 대안이 아닐까.


물론 약은 가끔 친구를 만나거나 좋은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의 에너지만큼은 안된다. 그저 머릿속 잡생각을 방해해주는 역할이랄까. 부정적인 잡생각이 티비 프로그램이라면 약은 그걸 방해하는 전파같다. 나쁜 프로그램이 중간중간 끊기고 잘 안보이게 해주는 정도. 어떤 행복감을 주는건 아니다.


그래도 약은 우울증이 에너지를 갉아먹는걸 좀 줄여준다. 다음날 출근할 수 있는 만큼의 힘은 주고, 멍하게라도 제자리에 앉아있을 만큼은 도와준다. 그것만 해도 꽤 크다는걸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요즘은 약 덕분에 기복없는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서 다시 이것저것 해보려고 한다. 높은 목표는 세울 수 없을 것 같다. 모임이든 전시든 영화든 책이든 일주일에 딱 하나 정도.


이렇게 힘을 낼 수 있는 것도 약의 덕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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