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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총량의 법칙

by 오렌지나무
수조 속 작은 세계


생각 총량의 법칙이라는게 있나보다.

우울증약을 먹어서 평소에는 부정적이고 힘든 생각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다. 약의 축복이고 덕분에 낮에 일상생활을 잘 해낼 수 있다.


하지만 대신 자주 꿈을 꾼다. 그 부정적인 생각들에 관한 꿈을. 자기전에 먹는 약이 있는데도 그런 꿈은 없어지지 않는다. 밤에 최소 세번 정도는 깬다. 꿈-깸-꿈-깸-꿈-깸-꿈. 모두 힘든 꿈이고 아침에도 생각날만큼 여운이 있다. 밤에도 사는 것처럼 지치기도 한다.


포기했던 시험을 다시 준비하는 꿈은 일주일에 한두번은 있고 (눈을 뜨면 괴로웠다) 일상에서 느낀 수치심, 죄책감 같은 것들이 조금씩 변형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결국 약이 도와주는 동안 내 문제를 해결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 같다. 약이 모든걸 해줄 수 없다는게 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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