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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술, 제로콜라

by 오렌지나무


제로콜라에 중독된지 좀 됐다. 원래 탄산은 정말 안 마시는 스타일인데 맥날의 제로콜라에 빠져버렸다.


정확하게 말하면 당 중독이겠지만.


맥모닝을 먹으러 오는 이유는 90퍼센트는 제로콜라때문이다. 제로콜라 하나만 먹기엔 좀 그래서 머핀까지 먹게 된다. 술안주 먹듯이.


이상하게 편의점에서 사는 제로콜라는 별로다. 맥날에 앉아서 얼음 넣은 제로콜라를 마실 때가 가장 좋다.


제로콜라를 마시면 당 덕분인지 근심이 좀 잊혀진다. 슬픔이 좀 가라앉는다. 마음의 뻥 뚫린 구멍이 아주 얇은 오간자 천 같은 걸로 덮이는 느낌이다.


저녁의 우울은 아침의 슬픔으로 변했다. 조금 있으면 약을 먹을거고 슬픔은 사라져갈 것이다. 날이 밝아올수록 얼굴 붓기도 조금씩 빠질거고 공허함도 일상의 소리들에 묻히겠지. 흰색의 지우개같은 콘서타 한알은 나를 집중시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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