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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수업

다섯번째 책

by 오렌지나무


법륜스님의 '인생수업'이란 책을 읽었다.


주로 가정생활(부부, 자녀)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나에게 공감가는 부분은 적었지만, 기본적인 메시지는 많이 와닿았고 도움이 되었다. 불교의 사고방식을 예시를 들어가며 쉽게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1. 자아상이 허상이라는걸 깨달을 것

나에 대한 자아상, 타인에 대한 나의 기대치는 모두 허상이다. 우리는 현재의 우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는 내가 되고 싶은 무언가가 아니고, 상대방도 내가 상상하고 기대하는 누군가가 아니다.


이게 허상이라는걸 깨달으면 나한테든 상대방한테든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걸 알게 된다. 현재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잘한거고 칭찬해주면 된다.



2. 일어난 일은 단지 그것일 뿐 의미부여하지 말 것

시험에 불합격한건 단지 그 사건일 뿐이다. 거기에 대해 패배, 초라함, 부끄러움, 인생 망함 같은 의미를 부여하는건 다른 문제다. 우리는 주로 이렇게 의미 부여를 하면서 더 많은 문제를 만들고 고통받는다.


일어난 일은 그냥 그 사건이고 거기에 어떤 의미도 부여하지 말자. 그냥 그 사건이 있었을 뿐이다.



3.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나에게도 재미있으면 좋은 일

이 두가지가 충족될 때 가장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 이건 나도 깊이 공감한다. 일을 선택할 때 이 두가지를 꼭 고려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그런 일을 계속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4. 사회에서의 직위가 곧 나라고 착각하지 말 것

사회에서의 직위는 내가 아니다. 그건 나의 역할일 뿐이다. 사회적인 지위를 나로 착각하면 아무 일이나 할 수 없게 되고, 결국 불행해지는건 자기 자신이다.



5. 내가 이기적인걸 인정할 것

모든 존재는 이기적이다. 그걸 인정하면 서로 소통이 된다. 나만 이기적이냐? 너도 이기적이지 않냐는 태도면 소통이 안 된다.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다. 아무리 사랑하고 배려하는 사이라고 해도 내 몸 피곤한게 우선이다. 내가 아무리 희생한다고 생각해도 실제로는 여전히 이기적일 것이다. 그걸 인정해야 한다.



6. 나부터 행복하고 내 공부에 집중할 것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는 대신 내 행복, 내 인생에 집중하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상대가 바뀌고 안 바뀌고는 그의 문제이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다. 그런데 상대의 변화에 내 행복이 달려있다면 나는 쉽게 불행해진다.


내 삶의 주도권을 내가 갖고 내 인생에 상대가 드나든다고 생각하면, 상대의 행동에 내 삶이 휘둘리지 않는다. 이게 어떤 면에선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일수도 있지만, 동시에 상대에 대한 최대의 존중과 배려이기도 하다. 타인과 내가 서로 간섭없이 각자 자기 인생을 사는. 그렇지만 함께 같은 길을 걸어가는...



유튜브에서도 강의를 많이 봤지만 책도 좋았다. 불교식의 시원시원함이 담겨있다. 내 사고방식을 바꾸는데도 도움이 많이 된다.


단, 미혼의 입장에서는 쉽게 말할 수 있지만... 나도 배우자와 자녀가 생긴다면 그 관계에서 위의 말들을 실천하는건 정말 어려울 것 같다. 평생의 마음 공부가 필요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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