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인생수업'을 읽고,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괴로워하면서 요즘 생각해보는 주제이다. 나에게만 집중한다는 것이 어떻게 하면 가능해질까 하는.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건 그래도 가능하지만, 타인과의 관계에서 바라는 것이 생기고 실망하는 것도 생기는 이 상황에서... 타인의 행동에 의해 내 행복이 좌우되지 않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지 정말 모르겠다. 특히 그 타인이 나와 친밀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일수록.
상대가 나에게 잘해주면 좋고, 못해주면 섭섭하다. 원하는걸 얻으면 기쁘고 얻지 못하면 슬프다. 그래서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나도, 상대도 관계를 위해 노력한다.이게 내가 생각하는 보통의 관계이다. 느슨하게나마 서로 묶여있는 것. 그래서 하나가 움직이면 다른 하나도 영향받을 수밖에 없는 것.
하지만 법륜스님은 거기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홀로 설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서로 묶인게 아니라 같은 길을 갈 뿐인, 또 길이 다르면 언제든 헤어질 수 있는 그런 관계. 있을 땐 사랑하고 없을 땐 보내주는 관계.
추억이 된 후에는, 다시 말해 마음앓이하고 나서 과거가 된 사람에게는 그럴 수 있다. 그때 그 사람 덕분에 내가 이렇게 성장했지, 그 사람이 있어서 이렇게 행복했지... 하고.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마지막에 여주가 미소짓는 것처럼. 하지만 현재 마주하는 관계에서는 그게 너무 어렵다.
임시방편으로 내 일, 내 공부, 내 취미생활에 집중하면서 잊어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근본적으로 관계에 대한 내 생각을 변화시키진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