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렌지나무 Aug 31. 2024

런던 베이글 뮤지엄


런던 베이글 뮤지엄에 다녀왔다. 늦은 방문이다. 아티스트 베이커리의 소금빵으로 입문해서 뒤늦게 오게 되었다. 지난주부터 베이글이 자꾸 땡겨서 웨이팅을 감수하고 찾아왔다.


단순한 맛집 방문이 아니라 방문 자체를 문화로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엄청난 사람들이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포장 웨이팅만 34팀 있었다. (테이블 웨이팅은 그것보다 더 많았다) 베이글 집 앞에서 원수도 만날 수 있을만큼의 웨이팅이었다.


현장에서 캐치테이블로 예약을 하고 비스듬한 맞은편의 스타벅스로 갔다.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걸려서 베이글 대신 초콜릿 크림 프라푸치노가 내 점심 식사가 되었다. 한 50분쯤 기다리니 내 차례가 왔다.


집게를 잡고 트레이를 들고 나니 마음이 급해졌다. 무슨 베이글을 몇개씩 살까... 앞뒤 사람들도 모두 같은 고민을 하는 듯했다. 시나몬 3개 하자. 아니, 시나몬 둘, 플레인 넷... 이런 말들이 계속 들렸다.


줄이 빡빡해서 한번 놓치면 그 베이글을 다시 집을 수 없다. 오래 고민할 시간도 없다. 그래서 미리 종류와 수량을 골라놓고 파바밧 집어야 한다. 나는 기본맛을 좋아해서 플레인 셋, 소금 하나로 했다.



나처럼 트래블러스 노트를 쓰거나 다꾸하는 사람들이 환장할만한 포장이다. 저런 귀여운 말 그림을 넣어주다니... 오랜 웨이팅이 보람있었다.



안국역으로 가는 길에 작은 전시회가 있었는데 고양이 그림이라 반가워서 잠깐 들렀다. 귀여운 엽서도 사고...


플레인 베이글

마침내 베이글을 먹었다. 맛은 그냥저냥이었다. 기대한 만큼은 아닌? 뻑뻑한걸 좋아하는 내 입맛엔 조금 기름졌다. 엄마는 맛있다고 하는걸 보니 입맛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웨이팅도 재미있었고 말 그림도 좋고 가게 앞 포토존에서 셀카도 찍고 초콜릿 프라푸치노도 맛있게 먹고 고양이 그림도 볼 수 있었던... 좋은 하루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곳에 예술은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