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어른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by 오렌지나무
카예하 전시회 중에서


올해 생일을 지나 이제 만으로는 39세가 됐다. 그동안은 청년 관련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했는데 이제 자격요건이 안된다. 청년재단같은 곳 프로그램은 34세 정도까지이고, 사단법인 오늘은처럼 39세까지 청년으로 봐주는 곳도 있다.


어쨌든 40부터는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거의 없다. (청년이 아닌 중장년을 위한 프로그램은 주로 낮시간에 하는 주부 대상이거나 50플러스 센터로 넘어가야 하는...) 이런 점이 좀 아쉽다. 이제 누군가와 취미생활을 같이 하려면 앱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앱도 나쁜건 아닌데 조금 안전하게, 그리고 심리적으로도 안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은 아무래도 기존의 청년 대상 프로그램같은 종류가 제일 좋다. 신뢰할만한 기관에서 짠 취미생활&집단상담적인 프로그램들 말이다.


특히 나같은 결혼 안한 어른이들에게는 그런게 중요한 것 같다. 청년 프로그램에서는 다들 미혼이니까 어울리기가 쉬웠는데, 중장년으로 넘어간 미혼은 일반적인 모임에서는 좀 어울리기 애매하다.


뭐랄까... 나는 몸은 만 39세이지만, 정신연령은 어리다. 결혼, 육아라는 인생의 큰 사건들이 사람을 성숙하게 한다면 나는 그런 경험이 없어서 미성숙한 측면이 있고, 그리고 오랜 은둔형 외톨이 생활로 사회공포증도 갖고 있다.


아마 은둔형 외톨이들 중에도 나처럼 나이든 사람들이 꽤 많을거다. 이런저런 프로그램에 조금씩 참여하면서 밖으로 나오는 은둔형 외톨이들이 40세가 지나면 갈 곳이 없다.


청년뿐만 아니라 연령대별로 간단한 취미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청년지원 정책의 관점에서 더 나아가 전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느슨한 공동체들을 만들어주는 정책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어른이들도 함께 놀고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오늘 나를 위한 일(8. 29.~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