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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Sep 13. 2024

그림이 좋아졌다

소풍-술을 마시는 남자와 여자, 페르난도 보테로, 202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책을 읽고 미술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미술관에선 항상 문외한이자 이방인인 것처럼 느꼈는데 감상이란건 별게 아니었다. 그저 아름다움이 내 마음을 두드리는걸 느끼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미술관 안에서도 '나'는 중요한 존재였다. 내가 보고 느끼고 해석하는게 중요했다. 내가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는지에 따라 그림은 내 인생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좀더 자기중심적이 되고 나니 미술관이 놀이터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엔 키아프에 다녀왔다. 우연히 알게 되었고 어쩌다보니 내 손가락은 티켓 예매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키아프는 놀이기구로 가득찬 놀이공원같았다. 아무리 애써도 다 타기 어려운 놀이공원. 마음이 설렜다. 나는 선별할 능력이 없어서 하나 하나 똑같은 집중력으로 봤다. 그러다보니 3시간만에 체력이 고갈되어 버렸다. 마지막엔 흐릿한 시야와 몽롱한 정신으로 그림들을 본 것 같다.

 

키아프에서 진짜 좋아하는 그림들을 찍어왔는데 지금도 갤러리를 보면 행복하다. 아마도 이게 나의 취향들일 것이다. 노랑, 파랑... 원색들. 귀엽고 예쁜 그림들.


끝나고 카페에서 전시회 모임을 했다. 각자 찍어온 사진들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보니까 다들 다른 그림들을 찍어온게 신기했다. 같은 전시를 봤는데도... 그만큼 사람들의 개성과 취향은 수천만가지로 다양하다는 의미 아닐까. 이렇게 또 나의 취향을 알아간다.


내년 키아프를 생각하면서 일년간 체력을 많이 길러야겠다. 좀 비싸더라도 한 이틀에 나눠서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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