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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Mar 03. 2024

까꿍놀이

-대상영속성


옛날에 한 바보가 있었다. 

팔을 힘차게 흔들면서 걸어가다가 

오른쪽 팔이 몸 뒤로 사라지자 "없네?" 하면서 놀랐다가, 

다시 몸 앞으로 나타나면 "있네?" 하면서 안심했다. 

"없네?" 놀랐다가,

"있네." 안심했다가,

를 반복하면서 걸어갔다는 이야기다.


아기들이 10개월 정도 되면 까꿍놀이를 좋아한다.

이불이나 수건, 종이 같은 걸로 얼굴을 가렸다가 "까꿍!" 하면서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다.

처음에 아기는 존재하는 물체가 어떤 것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으면 없는 것으로 인지한다. 

엄마가 같이 있다가 잠깐 화장실이라도 가면 자지러지게 울면서 엄마를 찾는다.


처음 까꿍놀이를 할 때, 엄마 얼굴이 안 보이면 당황하다가 

"까꿍!" 하면서 나타나면 까르르 웃으면서 좋아한다.

이 놀이를 수없이 반복하면 아기는 엄마 얼굴이 가려져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 계속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더 이상 당황하지 않고 놀이를 즐기게 된다.

까꿍 놀이를 통해서 아기는 대상영속성이라는 인지발달 과정을 습득하게 된다.


어린이 집에 있을 때도 엄마는 집에 있거나 회사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

불안해하지 않고 잘 지낸다.

대상영속성의 애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고 눈에 보이는 것에 집착하고 불안이 높아진다.


보이지 않는다고 불안해하지 말자.

초조해하는 것은 죄다.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들은 어디로 갔나?

그것들의 영속성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것은 나의 안정에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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