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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Apr 07. 2024

오후의 티타임

-빨강머리 앤 ③ | 산딸기 타르트 만들기


신이 인간을 만들 때 자신을 닮게 만들었다거나 사람은 누구에게나 신성이 있다는 말을, 아이들의 놀이하는 모습을 보면서 엿보았다. 여자 아이들은 알록달록 보자기를 몸에 둘러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 둘러 베일을 쓰고는 이웃을 초대해서 차를 마시는 놀이를 했다. 모든 아이들은 자신이 공주고 왕자였다. 


어느 날, 집에서 어떤 창작 동화를 읽고 온 일곱 살 여자 아이가 갑자기 지금까지의 질서를 깨는 말을 했고, 평화로운 티타임에 큰 혼란이 왔다. 

"한 나라의 공주는 한 명뿐이야. 우리 모두가 다 공주인 것은 말이 안 돼. 누가 공주 할래?"

즐겁던 분위기는 갑자기 심각해졌고, 다섯 살, 여섯 살 동생 공주들은 멍한 표정이 되었다.

그때 또 다른 일곱 살 똘똘이가 말했다.

"내가 공주 할게. 너는 하녀 해."

하녀로 지목된 아이가

"나도 공주 할 거야."

한 아이의 문제 제기에 잠깐 심각하던 아이들은 공주 역할을 지키겠다고 나선 용감한 아이의 말에 모두 다 "나도! 나도!" 하면서 자신의 공주 됨을 잃고 싶지 않아 했다.

처음에 의견을 냈던 아이는

"안돼. 모두가 공주가 되면 다른 건 누가 해?"

하면서 당황해했다. 그때 반짝이는 한 아이가 말했다.

"그럼 나는 이웃나라 공주 할게. 그럼 되지?"

그러자 갑자기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나도 다른 나라 공주 할게."

그렇게 해서 모든 아이들은 각각 자기 나라의 공주가 되었고, 이웃 나라 공주들과 사이좋게 차를 마시며 평화롭게 잘 지냈다는 이야기다.



빨강머리 앤 스톱모션 3부작 마지막 화. 오후의 티타임에 이웃나라 공주들을 초대합니다. 왕자님도요!


빨강머리 앤 ③ | 오후의 티타임 (산딸기 타르트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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