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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Apr 11. 2024

곰이 나타났다!


오늘 읽었던 브런치 글 중 인상 깊었던 글을 소개하고 싶다. 이 글을 읽으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어났던 사건들도 마구마구 연결되어 치솟았다.


멧돼지

작년 여름, 오랜만에 만난 초등 교사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인데, 주말에 동료 선생님과 등산을 갔다가 멧돼지 떼를 만났다는 것이었다. 어딘가에서 갑자기 나타난 멧돼지 떼가 우르르 달려와서 옷깃을 스칠 정도로 가까이 지나갔다고 했다. 자칫했으면 이 자리에 없을 수도 있었다면서 그때의 긴박함을 재현했고, 듣는 것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해졌다. (멧돼지 떼가 달려드는 상상을 하다가 잊어버리고 있던 이 표현이 갑자기 생각났다.)


작년 겨울, 크리스마스를 앞둔 즈음의 일이다. 작업실에 쥐 한 마리가 들어왔다. 처음에는 쥐가 아닐 거라고 생각하려고 애썼다. 쥐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끔찍한 일이었기 때문에 현실을 부정하고 외면했다. 쥐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키기라도 하듯이 구석에서 '와다다다다다!' 뛰어다니며 나를 겁박했다. 예상보다 큰 돈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쥐 잡아주는 업체를 불러서 내가 모르고 있었던 작업식 구석구석 밖으로 연결되는 구멍을 찾았고, 쥐구멍을 철망으로 막는 작업을 하고 쥐약과 끈끈이를 설치하는 등의 모든 대비책을 강구하면서 쥐 소동은 마무리되었다. 밖에서 만났다면 지나치면 그만이었을 쥐 한 마리가 내가 머무는 공간에 나타난 사건은 일상의 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쥐는 갔고, 메리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글에 나오는 동물은 단풍국 블리야 작가님이 직접 마주친 곰이다. 상상도 아니고, 꿈도 아니고, 이야기도 아닌 현실에서 곰을 마주친 작가님의 생생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온몸의 세포가 살아나는 스릴을 느꼈다. 앞서 쓴 멧돼지나 쥐 이야기 말고도 생각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지만 내 이야기는 줄이기로 한다. 이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은 이유는 사건 자체로도 놀랍지만, 무엇보다 우리의 삶을 응축해 놓은 듯해서였다. 테디베어는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신화나 영화 속의 곰은 힘과 용기를 주지만 실제 만나는 곰은 생명을 위협한다. 실제 곰 앞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용맹한 결투도 놀라운 달리기 실력도 아닌 최대한의 차분함이었을 것이다. 아! 모르겠다. 어쨌든 엄청 무섭고, 엄청 인상적이다. 안전+제일! 모두의 안녕을 바라며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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