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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Apr 24. 2024

얼룩과 무늬

-커피소년 <상처는 별이 되죠>


기억은 길들여진 습관이다.
기억은 습관과 마찬가지로 의지적인 노력의 반복에 의해서 획득된다. 

기억의 진행과정은 구체화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지나간 고통을 떠올리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그것을 더욱 실제적으로 느끼는 경향이 있다. 

순수하고 단순한 이미지는,
과거 속으로 찾으러 갈 때에만,
나에게 과거를 떠올려 줄 것이다.

과거의 이미지를 형태 아래 떠올리기 위해서는
현재적 행동으로부터 초연해질 수 있어야 하고,
무용한 것에 가치를 부여할 줄 알아야 하고,
꿈꾸려고 해야 한다.
아마도 인간만이 이런 종류의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베르그송



그림을 그리고 나서 사용했던 물 흡수용 키친 타올을 버리려고 하다가 그림 보다 더 예쁘게 얼룩진 색깔의 흔적을 카메라에 담아두었다. 포토샵으로 가져와서 필터로 블러처리를 했더니 색깔의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입자가 부드럽고 고와 보인다. 예쁜 천으로 예쁜 스커트를 만들어 입고 싶은 기분으로 오렌 캐릭터의 치마를 만들어 입혀보았다. 우리의 경험도 이와 같지 않을까? 어떤 시공간에서의 경험은 과거가 되어 기억으로만 재현할 수 있다. 그 기억은 현재의 감정이라는 필터에 의해서 가공되고 편집된다. 더 고통스럽게도, 더 아름답게도, 천차만별로 재생이 가능하다. 초점을 흐리게 하듯이 시간에서 멀어지면 모든 게 달라진다. 아팠던 것도 괜찮아지고, 좋았던 것은 더 눈부시게 빛난다. 때로는 그때는 괜찮았는데 지나고 나서 더 아쉽고 쓰린 기억으로 남기도 한다. 감정과 감각의 필터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으로 모든 지나간 얼룩들이 아름다운 무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상처는 별이 되죠

상처는 별이 되죠

눈물 흘린 그만큼

더욱 빛나죠


상처는 별이 되죠

상처는 별이 되죠

아프고 아픈 만큼 

더 높이 빛나죠


가슴 시린 그만큼

더 높이 빛나죠

외롭고 외론 만큼

더 높이 빛나죠



커피소년 | 상처는 별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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