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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Oct 01. 2016

일상에 대한 예의

-일상을 지키는 글쓰기

 

 사람들은 불안할 때는 자꾸 모으려하고 버리지 않는 습성이 있다.
 특별한 일은 없는데 나태해지고 기분이 별로 안좋을 때 몸을 가만히 관찰해보면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뭔가 자꾸 먹고싶다든가 많이 먹어놓고 화장실은 못갔다든가 양치, 손발톱 깎기, 쓰레기가 쌓여있다든가, 침구류를 청결하게 관리하지 않았다든가, 냉장고 정리가 안되어 있다든가, 보던 책들이 여기 저기에 널려서 너무 많이 쌓여있다든가 등등의 내 몸과 주변 환경에서 문제의 요인을 찾게된다.
 박차고 일어나 청소하기에 좋은 음악을 틀고 몸도 집도 깨끗이 단장하고 마트에 가서 다음주에 일용할 양식도 사다넣고 부지런히 움직인다.

 작가 조정래는 최근에 발간한 자전 소설에서 하루 세 번 맨손 체조를 하는 것에 대해 써놓았다. 

 운동을 하지않고 하루 종일 글만썼던 어느 날 아침에 못일어날 정도로 몸이 안좋아지고나서 시작한 체조인데 22년 동안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세 차례씩 하고 있다고 한다.
 하루키가 글을 쓰는 일과 함께 마라톤을 하는 것은 하루키 책을 안읽는 사람이라도 다 알만큼 유명한 일화다.
 빅터프랭클은 홀로코스트 상황에서도 다른 동료들은 그날 배급된 물 한잔을 다 마셔버렸지만 자신은 반은 마시고 반은 양치를 하는데 사용했으며 유리 조각을 주워서 면도도 했다.

 몸을 관찰하고 몸을 더 생생하게 살려내는 일에 집중해야겠다.
 사용한 것, 더러워진 것을 다시 깨끗하고 반듯하게 돌려놓는 일은 다시 살아가겠다는 결연한 의지이며 나 자신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므로. 


-1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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