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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Oct 12. 2024

날고 싶었던 날들

- <사랑의 학교> 23화. <숏숏롱 댄스교습실> 4화.




자메이카 출신의 100미터 단거리 달리기 선수인 데리스는 올림픽 대표 선수 선발전에 나가지만 동료가 넘어지는 바람에 대표 선수의 자리를 빼앗기게 된다. 꿈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어 실망한 데리스는 우연히 단거리 달리기 선수가 봅슬레이 종목에서 유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과거 봅슬레이 금메달리스트인 코치를 찾아간다. 삼고초려 끝에 팀을 결성하고 나름의 사연이 있는 네 명의 선수들이 한 팀을 이루어 스파르타식의 연습으로 간신히 올림픽 예선을 통과하는데...



절대 안 될 것 같던 좌충우돌 자메이카 팀은 일사불란한 스위스 팀을 모델로 연습을 하게 되고, 나중에는 더 이상 다른 팀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닌, 자기들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힘, 즉 아프리카 리듬을 타는 것으로 필살기를 발견해 낸다. 자신들만의 리듬을 탄 이들은 승승장구하지만 결승전에서 썰매의 고장으로 추락하고 만다.



"금메달은 참 좋은 거야. 하지만 그게 없어서 부족함을 느낀다면 있어도 마찬가지지."

"충분하다는 건 어떻게 알죠?"

"결승선을 넘을 때 알게 될 거야."



 데리스와 동료들은 메달보다 값진 무언가가 자신들에게 부족한지 알기 위해 망가진 썰매를 둘러메고 결승선으로 향한다. 이들의 완주를 응원하는 관객들의 박수소리에 맞추어. 결국 메달보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의 노력과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무엇보다 값진 가치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영화 <쿨러닝>평생 한 번도 눈을 본 적 없는 자메이카 최초의 봅슬레이 팀의 눈물겨운 올림픽 도전 실화를 소재로 한 1994년 영화로, 유리드미가 무엇인지 한 번도 보지 않은 채로 유리드미를 하고 있는 유리드미 그룹이었던 우리 중 누군가가 현장에 가서 실제로 보고 체험을 해보자는 의견을 제시하게 되었고, 기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은 연수를 앞두고 각자 심각한 고민을 했고, 결국 어찌어찌해서 견학, 연수, 발표를 목표로 한 달간의 영국, 스웨덴 유리드미 스쿨에 입성했다.



오랜 세월이 흐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런던유리드미스쿨 한 명 한 명의 학생들의 얼굴과 사연들이 스친다. 일본인이었던 한 사람은 물가가 비싼 런던에 살기 위해 안마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레베카라는 이름을 가진 키가 아주 큰 여성은 몸이 너무 안 좋아서 허리에 보호대를 차고 있었는데, 수업을 받기 위해 매일 배를 타고 몇 시간에 걸쳐 이동한다는 놀라운 말을 했다. 갈색 곱슬머리에 갈색 눈을 가진, 외모가 특별히 아름다웠던 한 여성은 어두운 표정으로 자신의 이혼 사실을 이야기했고, 또 목사인 한 여성은 아기를 유산한 아픔이 있었다.



학생들 뿐만이 아니었다. 학생이 몇 명 되지 않아서 심각한 재정난으로 학교의 존폐 여부를 고민하시는 연세가 상당하신 하이오 선생님은 런던으로 매일 출근하기 위해 버스 -> 지하철 -> 기차 -> 지하철 -> 버스를 갈아타며 왕복 4시간의 시간을 할애하고 계셨다. 누구 하나 평범한 스토리가 없었고, 이들 한 명 한 명의 진지한 자기소개 모습에서 언젠가 보았던 영화 <공포의 외인구단>이 떠올랐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가장 아픈 부분인 듯한 카르믹한 문제를 거침없이 이야기했고, 자신의 업을 소멸할 목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유리드미를 하다가 동선을 잃어버리거나 해서 전체에 피해가 되는 행동을 하면 그게 뭐 그리 큰 잘못이라고, 엄청나게 잘못한 듯이 스스로 벌을 받는 듯 무대 밖으로 사라지곤 했고, 지도하시는 하이오 선생님도 틀리는 사람에게 "What are you doing now?" 하시면서 엄격하게 질책하셨다.



당시에 특별한 사연이 없다고 생각했던 나는 왜 여기에서 이토록 기구한 사연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는지... 매일 밤마다 그날의 공부 내용을 정리하고 나서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들었다. 그때는 알 수 없었던 그 이유를 지금은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유리드미는 하고 있지 않지만, 올림픽 정신으로, 유리드미의 정신으로 카르마를 의식하고 "What are you doing now?" 스스로에게 물으며 다그친다.



"금메달은 참 좋은 거야. 하지만 그게 없어서 부족함을 느낀다면 있어도 마찬가지지."

"충분하다는 건 어떻게 알죠?"

"결승선을 넘을 때 알게 될 거야."



어린아이를 맡겨두고, 이기적이라는 욕을 먹어가면서, 잘하는 것도 많은데 왜 제일 못하는 유리드미를 한다고 주위 사람들까지 괴롭히냐는 조롱과 비난을 감내하면서, 모든 것을 바쳐서 부족함을 상쇄해보고 싶었던 그 갈증, 가져보고 싶었던 충분하다는 기분, 왜 그토록 무대를 갈망하고 날고 싶었는지, 그때는 설명하고 싶어도 설명할 수 없었던 갑갑함을, 이 대사에서 처럼 결승선을 넘을 때 알게 되었다. 결승선을 넘는다는 것은 나를 넘어선다는 것, 한계를 넘는다는 것, 껍질을 깨고 나가야 했던 것이다.



In my Head I feel

Warm fount of Love.

In my Heart I feel

Raying Light of Thought.

Now the warm fount of Love.

Joins with the light of Thought,

So to make strong my Hands

For the good work of Man.

I feel me.

- R. Stei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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