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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Dec 21. 2024

어느 화창한 날

-<고독력수프> Episode #16




새로운 별명

을 얻었다. 딸이 지어준 것으로 '여자 김종국'이라는, 좋기도 하고 안 좋기도 한 별명이다.

내막은 이렇다.


월요일

"엄마, 어디야?"

"운동 가고 있어."

화요일

"엄마, 지금 어디야?"

"운동 중이야."

수요일

"엄마, 지금 어디쯤이야?"

"운동하고 집 가고 있어."


나는 새벽 기상에 해가 질 무렵 마감을 하고, 딸은 야간 아르바이트로 오전에 자는, 생사를 확인하는 선에서 스위트홈보다는 숙소 개념으로 공간을 쉐어하고 있다. 그런 딸과 내가 동시에 깨어있고 연락을 할 수 있는 시간대는 내가 운동하는 시간이라 이런 대화가 오갔다.




최고의 칭찬

중요한 시험 준비로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동료가 오늘 합격 발표와 함께 모처럼 만났다. 만나자마자 예전에 만났을 때 그대로라는 인사와 함께 안 늙고 예뻐졌다는 외모 칭찬을 받았고, 서로 알고 있는 건강과 미용에 관한 지식을 나누느라 3시간 반동안 한 자리에서 폭풍 수다를 떨었고, 헤어지면서 올리브영 상품권을 선물로 받았다. 메시지는 이렇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공부하는 동안 선생님 소식이 여러모로 힘이 되었어요~!!!

더욱더 빛나는 미모로 다음에 만나요!"

예뻐져야할 명분이 생겼다.




명언 투척

하루 종일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것은 깨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깨어있다면 기적은 매일 일상에 숨어있다. 그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눈을 뜨고 보라.

-루돌프 슈타이너


간절한 마음이 있다면 마법이 일어나게 될 거야.

-신데렐라




이벤트

긴장이 높아지고 있던 연말이 다가와 버렸다. 내 안의 루시퍼가 나설 차례다.  

이벤트 방? 나와 봐. 내가 다 치운다. 내가 제일 잘해. 내가 최고야.

눈앞에 펼쳐진 모든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마.

그러는 동안 절대 지루하지도, 늙지도 않으니까.

얻을 수 있는 것은 더 담대해지는 것뿐.

이건 게임이다.




One Fine Day | The Offspring




'혼자인 것이 슬프면 외로움이고, 혼자인 것이 즐거우면 고독이다' 신학자 폴 틸리히의 말에 영감을 받아 혼자서도 충분히 즐거운 고독을 연마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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