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와 나

- <Oren's New Diary> #2

by 오렌



올해의 마지막 달 독서모임 책으로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를 읽었다.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도 알 만큼 달은 예술과 이상과 열정을, 돈을 의미하는 6펜스는 현실과 일상의 안정을 상징한다. 어떤 책을 읽을 때마다 일어나는 동시성이 이번에도 강렬하게 작용했고, 책의 영향이 현실에 투영되어 짧고 강하게 방황했다.



일에 매몰되어 글을 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이직을 준비했다. 조금이나마 글을 쓸 수 있는 여건이 되는 회사를 물색했고, 운 좋게도 착착착 연결이 되어 면접까지 보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딱 지금 이 시점에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의 급여가 오르는 일이 발생했고, 잠깐 흔들렸으나 그래도 6펜스 보다 달을 쫓기로 마음을 굳히려 했다. 스스로를 행복하게 하고,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돈 보다 열정이고 글이고 예술이며 그것을 얻기 위해 지불하고 희생해야 하는 일부 불편감은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다시 마음이 바뀌었다. 6펜스가 아니라 60펜스의 차이가 난다는 것을 의식했을 때였다. 그것을 의식하자 왜 항상, 일생에 걸쳐 숨이 턱에 차도록, 땀 흘려 열심히 일하고도, 늘 돈이 부족하고, 하던 것을 그만두고 또다시 돈을 벌러 원하지 않는 곳에 가야 했는지 선명하게 알 것 같았다. 지금 나에게 60펜스는 어쩌면 글을 쓰는 것보다 중요할지도 모른다. 글을 쓰기 위해, 다시 열정을 불사르기 위해, 목숨만큼 지키고 싶은 예술, 아름다움을 누리기 위해 말이다.



퇴근 후, 몸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운동을 하고, 이른 아침, 정신을 가누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달은 나에게 가르쳐준다. 선명하고 크고 환한 보름달일 때도 있지만, 반만 보이는 반달도, 오른쪽으로만 기울어진 모습으로, 왼쪽으로만 기울어진 모습으로, 눈썹만큼, 손톱만큼 얇아져 사라질 듯한 모습으로, 아예 안 보이는 삭이라는 이름으로 늘 같은 궤도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은 조금 더 여유로운 환경이 아니라, 현재 다니는 곳에서 장비 하나하나, 만나는 동료를 한 명, 한 명, 매일 노동으로 버는 돈 한 푼 한 푼, 그것으로 영위하는 삶 한 단면 한 단면을 더 살뜰하게 여기고 거룩함을 되찾는 것, 그로부터 흐릿한 정신을 맑게 하는 것, 맑아진 정신으로 내 안의 샘에서 단어를 길어 올리는 것이다.



달과 6펜스에서 읽은 문장, '내가 여기에서 얻는 가르침은 작가란 글 쓰는 즐거움과 생각의 짐을 벗어버리는 데서 보람을 찾아야 할 뿐, 다른 것에는 무관심하여야 하며, 칭찬이나 비난, 성공이나 실패에는 아랑곳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와 같이, 책을 출간하고 성공을 위한 글쓰기가 아니라, 글 쓰는 즐거움과 생각의 짐을 벗어버리는 데서 보람을 찾는 작가가 되는 것이다.



(2025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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