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귀리밥 Jan 27. 2018

프로이트의 의자, 정도언

프로이트의 의자,를 읽었습니다.

가끔 불안하고, 짜증이 나고,

어느 날은 이유 없이 기분이 좋고 설레기도 해서

알 수 없는 나의 심리를 살펴보고 다듬어보고자 정신분석의 정도언 박사의 <프로이트의 의자>를 빌려왔다.  

    

평소 이런 종류의 책을 많이 보기도 했고

마음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정신감정도 받아봤는데

+ 정신감정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보건소에서 누구나 받아볼 수 있고, 건강한 정신건강을 위해 한 번쯤 받아보는 게 좋다.

내가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화 증상과 방어기제가 강하다고 했다.      


이런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문구와 처방을 책에서 얻을 수 있었다.

방어기제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이라면 당연히 갖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방어기제가 나쁘다거나 자신에게 해를 끼치진 않는다.

다만 어느 정도의 방어기제인지가 중요할 것이다.      


강남과 강북 사이의 교통을 무조건 차단하면 큰 문제가 생기는 것처럼 방어기제도 너무 강하게 또는 습관적으로 쓰면 문제가 생깁니다. 성격이 융통성 없이 꽉 막히면서 고집스러워집니다. 그렇게 대인 관계를 피하고 혼자 지내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됩니다. 아무리 좋은 방어기제도 잘못 쓰거나 너무 오래, 강하게 쓰면 친구 사이, 이성 문제, 가족 관계 등 인생 전반에서 문제가 됩니다. 56p.     


내가 가진 방어기제 중에 하나는

타인이 나를 싫어하는 것이 두려워 다가가지 못하고 경계한다는 점이다.

누구나 나를 좋아할 수 없는 게 당연한데도 상대가 나를 싫어할까 봐, 거부감을 느낄까 봐 지레짐작하고 곁을 주지 않거나 말을 자꾸 조심하려들고 선을 긋는다.

책에 따르면 이런 ‘격리’는 ‘퇴행’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울 때 울고, 부딪힐 때는 부딪혀야 건강하다고 한다.      


자, 이제 중요한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걱정하는 일들의 대부분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좋은 소식이지요?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것이 인생의 비극입니다. 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불안에 떨며 걱정을 했고, 그래서 뭔가 준비를 했기 때문에 그 일들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우깁니다. 자신의 운명에 스스로 마법을 건 것으로 착각합니다. 일종의 주술적인 사고입니다. 96p.     


나는 정말 걱정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남편이 프로우려가라고 부른다.

이 부분을 읽으며 입에서 하- 소리가 났다.


진짜 내가 걱정한 일들은 대부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일들을 걱정하며 불면에 시달리고 무서워하고, 심지어 나는 교통사고가 걱정돼서 면허도 따지 않았다. 올해는 걱정을 조금씩 줄여보는 것을 염두에 둬야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메모하고 싶은 부분은     


모든 사랑은 과거로부터 온 것입니다. 모든 사랑의 근원은 첫사랑에 있습니다. 다시 사랑하게 된다는 것은 옛사랑을 찾는 일입니다. 사랑은 퇴행적입니다. 현재같이 보이지만 과거로 돌아간 것입니다. 정신분석의 눈으로 보면 모든 사랑은 과거가 현재에 덧입혀지는 전이 현상입니다. 209p.        

  

과거에 사랑을 하고 누군가를 좋아해 봤으니까, 그 경험에 좋은 점을 덧입혀 현재의 사랑을 만났을 것이다. 그러니 과거의 사랑을 부정하고 욕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과거의 사랑들이 잘 지냈으면, 모두 과거의 사랑이 있어서 지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다 읽고 나니 내가 가진 수많은 단점과 버리고 싶은 기질들이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었다. 걱정과 불안이 많고 완벽주의 때문에 늘 피곤하게 사는 나의 모습은 ‘나만 별나게 이상한’ 게 아니라 누구에게나 조금씩 다른 크기로 있는 모습이었다. 마음이 편해졌다. 생각보다 사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닐지도 모른다.      

매거진의 이전글 결혼과 도덕, 버트런드 러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