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들의 도시, 를 읽고 있습니다.
표현하고 드러내야죠. 성 문제도 그렇지만, 우리가 정해진 모범 답안을 상정해두고 거기에서 벗어나는 표현이나 욕구나 이런 것들을 감추는 경향이 너무 강해요.
그러니까 그게 다른 쪽으로 곪아터져서 나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가족도, 가족은 늘 사랑해야 해, 자녀는 부모를 공경해야 돼, 효도해야 해,
이러한 정답과 모범 답안의 틀 안에 박혀 있다 보니까 거기서 벗어나는 상황들에 대하여
'남들은 이걸 이해하지 못할 거야, 남들은 누구도 이걸 몰라줘',
그걸 어디에서도 표현하지 못하게 되거든요.
상담도 하지 않고, 꺼내놓지도 않고, 그러다가 극단적인 경우는 범죄로 표출돼 나오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무수한 갈등으로 이어지게 되는 거죠.
좀 솔직해질 필요가 있어요. 솔직해지고, 그걸 또 관용해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돼야 해요.
공범들의 도시, 표창원 지승호
얼마전 미니멀라이프 관련 책을 읽는 도중 나온 사례인데
프랑스에서는 공원 같은 데서 아이의 사진을 찍고자 부모에게 양해를 구하면
그 부모는 "아이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아이가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 부분이 굉장히 신선했다.
아이가 어른과 똑같이 판단의 주체가 되고, 그 판단을 존중하는 것.
유럽의 국가를 선망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어릴 적부터 존중받고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면 가족형 범죄가 줄고 세대 갈등이 덜하지 않겠나 싶어 우리나라의 현실이 안타까웠을 뿐이다.
어제 통화한 친구가
(너 혹시 에세이에 내 얘기 쓰는 거 아니냐고 했지만)
내게 "너도 주부 페미니즘 그런 거 쓰니?"라고 해서 살짝 불편했다.
(서로 다른 의견을 떠나서 내게 소중한 친구다)
한번은 선배가 자신의 아내를 이야기하며
"아내가 어디서 페미니즘에 물들어서 요즘 그런 이야기만 한다"고 한탄할 때도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집에 가고 싶었다.
나는 페미니즘이라기보단 성별을 떠나 사람에게 처한 불합리를 쓰고 싶다.
우리나라가 여권이 약하긴 하다만 여권 뿐만이 아니라 인권 전반이 약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페미니즘에 집중하진 않는다.
그런데 페미니즘, 혹은 평등에 관한 글을 쓰는 여성에게 '너도나도 주부 페미니즘이나 쓰냐'는 식으로 몰아붙인다면 그야말로 그동안 고수해온 답을 고집하며 새로운 답을 쓰지 못하는 사회인 것이다.
우리 사회는 솔직하지 못하다.
새 답을 쓰면 튀는 짓이고,
하던 대로 하지 않으면 버릇이 없다고 한다.
표현방식은 불교면서, 주장하는 것은 유교다.
효도하지 않으면 세상 최고 나쁜 사람이고,
자신의 삶을 포기하면서까지 효도하면 박수를 친다.
나는 그런 틀이 자유롭게 생각할 겨를을 없앤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런 생각을 권장하는 모든 구성원이 이 책에서 말하는 공범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