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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유럽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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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OLA Jun 22. 2022

바르셀로나 1

24. 3. 2018 ~28. 3. 2018

 지난주 금요일로 어린이들의 봄학기가 끝났다. 간단히 말하면 또 방학!! ^^;;; 이스터 홀리데이가 끼어있는 이번 방학은 3주다. 그냥 보내기엔 긴 방학.


 방학을 하자마자 부지런히 짐을 꾸리고 남편은 아이들만큼 긴 휴가를 쓸 수 없으므로 길지 않은 일정으로 바르셀로나로 떠났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여행을 좋아하지만 사실 여행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집에서 여유롭게 나의 루틴대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하면서 꽉 찬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두 번째로 좋아하는 것이 여행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디 나가기 싫어하는 걸 볼 때마다 화가 나기도 하지만 한편 이해가 가는 것은 나를 닮았나 싶어서 내심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다. 암튼 그렇다고 해서 만날 집에서 쉴 수만은 없다. 남편은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항상 불타오르는 사람이다. 사람이 어찌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겠나? 남편이 나랑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 "가기 싫다 더디 막상 도착하면 엄청 좋아하네!!"라는 말이다. ㅋㅋㅋ 뭐 맞는 말이다. :D 떠나고 부딪히고 불편하기도 하면서 배우고 얻는 거지...

 또 하나 스스로에게 안타까운 점이라면 여행 혹은 새로운 것에 대한 로망이나 호기심이 없는 편이라는 거다. 영화나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한 세계는 그 자체로 좋은 것이고 그걸 꼭 내가 실제로 경험해 보고 싶다고 열망하는 도전 정신 자체가 좀 부족한 편이랄까?! 암튼 그 와중에도 내가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있었다면 그게 바로 바르셀로나였다. 남편이 여행지를 정할 때 보통의 가족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는데 그 첫 여행지가 리원이의 로망인 파리였고 이번이 내가 원했던 바르셀로나다. 아마도 예준이가 가고 싶어 하는 뉴욕은 아무래도 거리가 있어 뒤로 밀린 듯하다. ㅎㅎ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 자치지방의 바르셀로나 주 주도이다. 카탈루냐 지방 사람들은 카탈란을 따로 쓰고 스스로가 스페인 사람이 아니고 카탈란이라고 생각한다는데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보다 더 유명한 도시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어쨌든 나의 소망 여행지가 선택된 만큼 많이 즐기고 가리라 다짐했다.


먼저 몬세라트 수도원이 있는 몬세라트로 향했다. 통합권을 이용하면 몬세라트 왕복과 산악 열차나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 있다. 우리는 산악 열차 선택! 산악 열차를 선택하는 편이 풍경을 볼 수 있는 좋은 자리를 선점할 수 있고 어린이들을 데리고 서서 가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몬세라트는 바르셀로나 근교로 산악 열차를 타고 올라간 시간까지 하면 대략 2시간쯤 걸린 것 같다. 몬세라트는 가우디가 생전에 많이 찾았던 곳이고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영감을 얻은 곳이며 검은 성모 마리아 상과 소년 합창단으로 유명한 산타 마리아 몬세라트 수도원이 있다. 예배 시간에 잘 맞추면 소년 합창단의 찬양을 들을 수도 있고 만지면서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검은 성모 마리아 상을 보기 위해 긴 줄이 생기기도 한다.



Museu Nacional d'Art de Catalunya   / 커플운동화는 아빠랑 딸


 산에 오르기에 딱 좋을 만큼 덥지 않던 날씨가 내려올 땐 갑자기 비가 내리면서 거의 눈앞에서 비구름을 보는 듯한 신기한 경험을 했다. 내려올 땐 케이블카를 타려고 했는데 덕분에(-.-) 케이블카 운행이 중단됐다. 이 수도원은 몬세라트 산의 높은 절벽에 세워져 있어 이 같은 기상 변화와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통행에 제약이 생기는 경우가 지금도 있는데 그 시절은 어땠을까?  자연의 웅장함과 섭리 안에서 자연스레 고립되어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을 수도사들을 떠올려 봤다. 삶 속에서 다른 어떤 것의 방해도 없이 오직 창조주만을 바라보고 그분의 음성에 귀를 기울일 시간은 그 누구에게도 필요하다.

셋이서 왁자지껄 ^^;;;;

                                           



 드디어 스페인 특유의 강열한 햇살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른 아침부터 파란 하늘에 강한 햇볕, 눈 보호 차원에서 선글라스를 꼭 착용해야 하는 날씨였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날씨. 좀 더 더워도 난 완전 좋음. 쨍한 날씨에 기분 좋게 람블라스 거리를 걸어본다. 유럽풍의 건물들이 예쁘기도 하지만 계획도시답게 도로도 널찍하고 생각보다 거리도 깨끗하다. 아름다운 도시 파리나 역사의 도시 런던도 가끔 너무 지저분한 거 아닌가, 특히 지하철 같은 곳은 더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바르셀로나는 생각보다 너무 깨끗해서 놀랐다. 다만 저녁밥 먹는 시간이 늦어서 좀 힘들었다. 시에스타(점심 식사 후 한낮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 2~4시경까지 낮잠 혹은 쉬는 시간)때문인지 여긴 저녁 식사를 위해 식당이 8시에 문을 연다. 아마도 관광객을 위해 문을 연 식당이나 패스트푸드점이 있겠지만 좀 인기 있는 식당이나 스페인의 요리를 제대로 먹기 위해서 8시까지 기다려야 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랬다고 여행하는 동안은 그렇게 맞춰서 맛집을 가기로 했다. 6시가 저녁식사 시간인 애들을 8시에 밥을 먹이려니 호텔에 들어와서 샤워 다 하고 다시 밥 먹으러 나가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올 때 시차 한 시간에 서머타임 한 시간, 그렇게 두 시간이 빨라지고 저녁은 또 8시에 시작해서 먹고 나면 10시 이래저래 11시가 넘어서 잠들게 되니...^^;;; 잠자는 시간까지 뒤죽박죽 되었지만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인 걸로...

 유럽 쪽에서 보기 드물게 밤문화가 있고 차 중심의 교통문화(?)가 우리나라랑 비슷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깨끗하고 밤문화도 있고 사람들이 정이 있고...^^


콜럼버스 동상. 이탈리아 출신이나 스페인에서 활동한 탐험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이 해안가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람브라스 거리에 있는 라 보케리아 시장에서 군것질도 하고 해안가까지 내려가 본다.

지중해 바다가 눈앞에...


가우디가 설계한 구엘저택 / 가우디가 디자인 했다는 가로등도 거리에 있었다.

 도시 곳곳에 가우디의 흔적들이 있다. 이쯤되면 이미 마음은 가우디의 명작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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