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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사후지원 착수조사

두 번째 찾아 온 에티오피아

by 딸리아

두 번째 찾아 온 에티오피아는 이전 경험과 비교할 때 더 좋지 않은 듯 보인다. 수도 아디스 아바바의 다운타운이 아니라면 우리가 알고 있는 에티오피아의 생활 상 그대로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출장의 목적은 앞으로 교육연수를 진행할 대학 내 IT 상황과 콘텐츠개발 현황 및 역량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2016년 1차 사업이 있었고 그 때 들여온 스마트러닝 기자재들의 존재 유무부터 보수 필요 정도, 추가할 기자재들에 대한 현황 파악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자재들이 들어오고 나서 시스템 유지보수/운영자, 콘테츠 개발자, 교수 대상으로 교육연수가 들어간다. 계획은 2022년 10월에 1차 연수를, 2023년 3월에 2차 연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나는 2016년 7월에 와서 e-러닝 교수설계 강의를 한 바 있다. 그 결과, 현재 석박사 과정 중 일부를 e-러닝으로 운영하고 있고, COVID-19를 겪으며 사업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지만 당시 연수에 참여했던 교수자, 운영자, 개발자 등은 5-6년이 지난 지금, 기업으로 다른 곳으로 이직하는 바람에 남이 있는 사람이 없다. 기자재들도 일부는 도둑맞아 없어졌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작동되지 않고 있다. 그래도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e-러닝 센터와 콘텐츠 개발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카이스트라 할 수 있는 아다마과학기술대학, 아르시대학 두 대학을 대상으로 지난 1차 사업에 대한 사후지원으로 기자재 보강과 교육연수를 통한 콘텐츠개발 자문을 하게 된다. 나는 콘텐츠개발 전문가로서 대학 내 기개발된 e-러닝 과정에 대한 교수설계, 개발 및 운영 방안에 대한 자문을 하게 될 것이다.


1차로 둘러 본 대학의 현황은 이렇다. Coursera를 모델로 비디오 타입의 24개 석박사 과정이 개발 운영되고 있다.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LCMS(Learning Contents Management system),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e-러닝 coordinator 와 e-러닝 콘텐츠 Team (멀티미디어 개발자 등)이 협력을 이룬다.


여전히 e-러닝에 대한 관심 부족, 개발 및 운영자들에 대한 인센티브 부족, e-러닝에 대학 정책 미비 등 해결할 문제가 많다. 학교가 해결할 수 있는 게 있고 원조국인 우리가 적극 나서서 해결해야 할 게 있다. 대학 내 e-러닝에 대한 정책이 만들어지고 시행될 수 있도록 돕는 것? 개발 및 운영자들을 육성하고 이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동기를 제공하는 것, 교육연수를 통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각자의 역할 및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것 등이 할 일이다.


13시간을 날아와 엿새를 묵으며 아디스 아바바에서 아다마, 아르셀로 이동해서 관계자를 만나고 인터뷰를 하고 다시 아디스 아바바로 돌아온다. 현재 내전으로 인한 안전 2.5 단계로 아디스 아바바 외 타 지역에서 숙박을 할 수는 없다. 아디스 아바바에서 아다마는 1.5-2시간 정도, 아르셀까지는 2.5-3시간 정도 걸리는 듯 하다. 도로 사정이 좋지는 않지만 길이 있다는 것, 하루 생활권으로 오갈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이곳에도 shoe-shine boy가 있다. 여기서의 shoes는 운동화로 약 10비르(20센트) 정도 된다. 그래서인가 흙먼지 많은 곳이지만 사람들의 운동화가 깨끗하다. 특수 제조된 비누를 사용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러니하게도 출퇴근 시간대의 교통체증은 상당하다. 곳곳에 회전교차로가 있지만 길/대로가 많지 않아 한 곳으로 모여든다. 모여든 차들은 서로가 신호가 되어 큰소리를 낸다거나 성질내는 법 없이 기다림을 미덕으로 조금씩 풀린다. 어김없이 엉켜있는 차 사이로 창문을 향해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창문을 두드린다거나 하지 않고 바라봐주기만 기다린다. 대중교통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출퇴근을 위해 길게 늘어선 줄과 승합버스 내 다닥다닥 엉켜 찌그러져 있는 승객들, 행여나 순서를 또는 시간을 놓치기라도 하면 걸어 가든가 하루를 공치거나 할 것이다.


하얏트호텔 식당가 손님들의 옷차림을 보며 빈부 격차를 실감한다. 에티오피아 멋장이들은 호텔로 밥 먹으러 오고, 상위 클라스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는 호텔인 듯 싶다.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 광장이 드물다.


ODA를 통한 우리나라의 도움이 이들의 경제발전과 삶의 향상에 도움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착수조사를 끝내고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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