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강진 여행

by 딸리아

한 여행사이트에서 본 서울 마포의 여행정보이다.

유적지: 잠두봉 유적지(절두산 성지), 망원정, 토정지, 양화진 유적지, 공민왕사당, 마포나루터 등

먹거리: 망원시장, 마포 음식먹거리, 홍대거리, 연남동 등

볼거리: 서울월드컵경기장, 난지 한강공원, 하늘공원, YG엔터테인먼트 빌딩, 경의선숲길 등

유적지,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만약 외국인이나 외지인에게 마포를 소개한다면 어떻게 루트를 짤까? 마포는 그리 넓지 않으니까, 유적지를 비롯한 모든 스폿을 잠깐 잠깐 훑으며 다니는 게 좋을까, 아니면 마포와 관련한 인물이나 사건을 중심으로 몇몇 장소만 골라 천천히 둘러보는 게 좋을까.


최근 강진엘 다녀왔다. 영랑 김윤식 생가와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로 잘 알려진 곳이다. 같이 간 일행 중 한 명은 영랑 생가에 와보고 싶었다고 했고, 다른 한 명은 다산 정약용에 관심이 많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강진이 얼마나 외진 곳인지 궁금했다. 예전에 직장동료가 강진 출신이었는데, 나무껍질을 벗겨 먹으며 컸다고, 먹을 게 하나 없는 깡시골이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여행을 가기 전, 우리는 정약용의 책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읽기로 했다.

유배지 강진에서 정약용이 두 아들(학연, 학유)과 형 정약전, 제자들에게 보낸 여러 편지들을 엮은 책이다. 그는 당대 최고의 실학자였지만, 편지들을 읽다 보면 아들과 제자들 눈에는 그저 잔소리 많은 꼰대였겠다 싶다. 삶의 자세, 독서법, 인간관계, 정치관 등 수없이 조언을 해주는데, 듣는 입장에서는 그게 과연 충고였을까, 지적질이었을까.



우리가 2박3일간 다녀온 경로는 다음과 같다.


첫날:

서울(오전 6시 출발) – 사의재(오전 11시) – 시문학파기념관 – 다강한정식(식사) – 영랑생가 – 세계모란공원 – 다향소축(숙소) – 다산초당 – 백련사 – 하나로마트(오후 7시)

둘째날:

가우도(오전 9시 30분) – 파전/국수 – 남파랑길 81코스 – 한국민화뮤지엄 – 고려청자박물관 – 하나로마트 – 장터국밥(식사) – 다향소축(오후 6시 30분)

셋째날:

다산박물관(오전 9시) – 남미륵사 – 무위사 – 백운동 원림 – 이한영생가 백운차실 – 녹향월촌(식사, 오후 2시) – 서울(오후 8시 도착)



강진의 지역경제는 다산 정약용이 다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01년 신유박해로 강진으로 유배되어 18년 동안 머물렀다. 사의재와 다산초당을 중심으로 거주하며, 목민심서, 경세유표 등 약 500여 권의 저술을 남겼다. 그는 지역 인재들을 제자로 삼아 교육하였으며, 이후 다산학파의 형성으로 이어졌다.


이때, 다산의 차(茶) 문화에 대한 관심도 깊어졌다. 유배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간 후에도, 제자들은 매년 봄마다 직접 만든 차와 글을 보냈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다산이 차를 즐겼던 다산초당과 백운동 원림 등에서는 다례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외에도 강진에는 자연 야생차나 전통차를 제조하는 곳, 차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등 茶와 관련된 관광 콘텐츠가 많이 있었다.


우리는 다산의 제자 이시헌의 후손이 운영하는 찻집에 들러, 다기에 담긴 차를 마셨다.




강진은 영랑과 다산의 흔적뿐 아니라, 철쭉과 서부해당화로도 잘 알려져 있었다. 남미륵사에는 관광버스 떼가 끊임없이 드나들었고,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어르신들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남자 어르신들도 꽃을 좋아했다.


아쉬웠던 점은 고려청자박물관이다. 고려청자 연구의 메카라면서 전시 내용은 다소 밋밋했다. 가마터가 있고, 고려청자의 생산지였다라는 상징성은 있었지만 특별한 무언가는 없었다. 고려청자의 생산, 소비, 유통, 변천과정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 외에 임팩트 있는 전시품은 적었고, 청자가 가지고 있는 럭셔리함과 신비로움을 살리지 못했다. 유명한 청자는 대부분 다른 박물관이나 개인 소장으로, 결정적으로 온전한 청자가 많지 않았다.


첫날 저녁, 숙소 근처 슈퍼마켓에 갔다. 간판은 있는데 사람이 없다. 소리를 내어 주인을 불렀더니, 과자는 없고 소주만 있다고 했다. 좀 더 걸어가니, 저 멀리 ‘OPEN’이라고 쓰인 카페가 보였다. 가보니 문이 잠겨져 있었다. 안내된 번호로 전화를 하니, 지금 읍내에 나와 있어 갈 수 없단다. 결국 차를 몰고 시내의 하나로마트로 향했다.


1일 1하나로마트, 역시 하나로마트엔 먹을 게 많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서핑(Surfing)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