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도전과 긍정, 신념의 지속

by 김진심

끝없이 펼쳐지는 아스팔트 고속도로, 시속 100km 이상 달리는 차 안에 있으면 바깥 경치를 들여다볼 새도 없이 휙 지나간다. 대신에 빠른 시간 내로 예정된 곳에 도착한다. 내비게이션에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도로를 선택해서 가게 되면 시간은 더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창밖의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새로운 동네의 풍경도 지나치지 않고 보게 된다. 나는 조금 느리더라도 빠른 길이 아닌 길, 조금은 구불구불해도 새롭게 만나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좋았다.


꿈 많은 아이는 아니었다. 어릴 적 처음으로 되고 싶었던 피아니스트의 꿈은 6년의 피아노 연습으로만 끝이 났다. 그래서 막연한 꿈을 꾸기만 하지 않고 진짜 꿈을 찾아 나서려고 노력했다. 첫 번째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피아노를 사랑하는 마음과 감수성을 가지고 자란 아이는 그것을 꼭 품은 어른이 되었다.




뭘 하고 싶은지 정해놓은 건 없었다. 다만, 부딪혀가며 도전하는 것이 나의 일이었다. 누군가 이래야 하고, 저래야 한다는 말을 듣기보단 나 자신을 믿고 행동하였다. 대학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어서 버스를 타고 다른 동네 학교를 다녔고, 취업을 하려고 했지만 느지막하게 대학을 가겠다고 했다. 수능을 위해 3년 내내 공부한 학생을 1년도 준비하지 않은 내가 따라갈 수는 없었다. 겨우 대학의 문은 밟았지만 아무런 목적이 없는 생활은 휴학의 길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버는 길로 옮겨졌다.


일하는 건 꽤 즐거웠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진짜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일하며 모은 돈을 가지고 재수학원을 등록했고, 잘하거나 못하거나 정말로 원해서 하는 공부였기에 일 년 동안의 재수생활은 즐거웠다. 그 이후 두 번째 대학생활을 시작하고 복수전공자, 풍물학회, 아르바이트를 하며 오롯이 4년을 채웠다.


졸업과 함께 취업이 바로 되리라 생각했다. 나름의 취업준비를 해왔지만 나 같은 사람들이 잔뜩 모이는 면접에서 몇 번의 고배를 마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된다는 마음을 갖고 계속 시도하여 취직을 하고 내가 생각했던 꿈을 이루게 되었다. 꾸준하게 다니기만 하면 되는데, 10개월이 지나고 나서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그리고 돌아와서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다.


어릴 적 꿈은 곧 어른이 되어서 하고 싶은 일, 직업과 연관되어 있다. 꿈을 이루고 끊임없이 자기의 일을 해내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끈기 있게 한 우물을 파지 못했지만 꾸준한 시도를 해왔던 자유로운 영혼인 스스로에게 후회는 없다. 오히려 용기 있는 모습으로 내가 하고 싶거나 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일단 종이에 써서 붙여놓든 마음 안에 새기든 했다. 시도하는 일들에 긍정적인 생각과 말을 하는 시간들로 나를 채우며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혼자만이 아닌 가정을 이루고 나서의 삶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생활이고 자유로운 영혼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결혼은 내 인생의 가장 큰 도전이 아니었을까 싶을 만큼 대단한 여정 속에 있다. 나의 진짜 꿈은 아직도 찾아가는 중인데, 가끔은 매여있는 삶이 답답하기도 했다. 그 틈에서 만난 미니멀 라이프는 사막의 오아시스를 찾은 기분이었고, 단순한 삶을 향해 가는 새로운 시도였다. 그렇게 비움은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주고 ‘생각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의 신념을 더 견고하게 해 주었다.


모든 것은 내 머릿속 생각들과 내 입으로 나오는 말들로 살아진대도 과언은 아니다.

'정리하면 뭐 해, 금방 지저분해질 텐데.'보다는 '정리해 보니 집안이 단정해져서 좋네, 역시.'

'귀찮은데 쓰레기는 대충대충 버릴래.'보다는 '귀찮아도 분리배출을 잘하면 환경에 도움이 된대.'

'옷이 이거밖에 없나?'보다는 '옷 고를 시간도 줄고, 깨끗하게 세탁해서 또 입을 수 있잖아.'

'반복되는 일상이 때로는 지루해.'보다는 '보통날을 보내는 하루하루가 감사한 거야.'

'하는 것도 없이 시간만 자꾸 흐르니 속상하네.'보다는 '헛되이 보내는 시간은 없어. 오늘 하루를 잘 지냈다면 된 거야. 그러니 하릴없이 시간이 흐른다 말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더 집중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게 어때?'


첫 번째 말을 한 적도 있지만 부정적인 생각은 결국에 나를 갉아먹는 일이다. 지금은 두 번째 말을 하고 생각하며 지낸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긍정의 신념을 바탕에 두고, 살면서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신념들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나를 응원한다.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될 수 있다고 그대 믿는다면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처진 달팽이(유재석&이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