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 1화:내가 너라면 학벌 세탁 한 번 할 것 같아

by 평범한 J


내가 너라면 학벌 세탁 한 번 할 것 같아.


나의 MBA 준비 여정은 그 한 마디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지나가던 말이 씨가 되었다. 작은 씨앗 하나 마음에 품고, 물을 주고, 햇빛을 쬐고, 때로는 태풍이 지나가기도 하면서 어느덧 열매를 맺게 되었다. 진짜 출국을 앞두고 있게 될 줄 그때는 몰랐다. 이 말을 뱉은 당사자도, 그 말을 들은 나도.


첫 커리어를 디지털 마케터, 콘텐츠 마케터, AE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직업인으로 지낸 지 만 3년을 채우던 해, 보스와의 면담 자리였다. 스스로에게 부여한 3년의 준비 기간을 채우고 마주한 보스. 웅크렸던 날개를 활짝 펴 경력직으로 이직해 훨훨 날아가리라는 꿈을 이룰 때가 왔다. 부푼 마음을 품은 채 회의실에 들어갔다.


면담은 1시간 동안 진행됐다. 1년 동안의 성과, 동료들의 평가, 관리자들의 평가, 보스의 한 줄 평이 이어졌다. 오케이. 나 열심히 했고, 다들 알고 계셨고, 괜찮게 하고 있나 보다. 면담을 마치고 며칠 후 받은 연봉 계약서. 내가 생각했던 것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 내가 이 정도였나. 마음속에 못 박아둔 마지노선에 못 미치는 숫자였다. 그렇게 계약서에 적힌 금액의 의미를 곱씹다 보니 이틀이 흘렀다. 다시 보스의 호출. 15분 정도면 될 것 같다는 메시지에 가볍게 나갔다. "J는 얼마 정도 생각하고 있어?" 보스는 자타공인 나를 아껴주시고 칭찬해 주시는 분이다. 그렇기에 더 툭 까놓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사이기도 하다. "저는 ------원 정도."


"오."


보스의 외마디. 당황한 기색. 3초 간의 정적.


이후 내용은 중략. 내가 더 나은 직업인이 되기 위해 보강하면 좋을 만한 구석을 이야기해 주셨다. 그러던 중 학력이 나중에 발목 잡는 일이 없도록 + 너는 아직 나이가 어리니 + 내가 너라면 = 학력 세탁을 한 번 할 것 같다 시전.


"오."


이번엔 내 쪽이다. 생각지도 못한 전개. 뒷말을 기다리는 눈빛.


보스는 그 맥락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다. 듣고 보니 일리 있는 말씀이다.


마케팅 바닥에서 학벌은 하등 중요하지 않다는 걸 경험으로 깨달아 가던 4년 차. 업력 2N년 차 직업인의 조언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두둥 탁!



- 『Ordinary J』 시즌1 1화 마침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