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2화: 5개국 친구들과 팀플하기

by 평범한 J

얼레벌레 이렇게 또 일주일이 훅 가버렸습니다. 하루하루가 꽉 채워지니 뒤돌아보지 않으면 훅 지나가버립니다. 오늘도 구태여 시간을 내어 뒤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7/14(월)

또 다시 월요일 아침이 밝았다. 그래도 주말이 좋았는데... 집에 책상이 없는 관계로 학교에 일찍 도착해서 노트북으로 할 일을 했다. 할 일이라 함은 학교 원격 프로그램이 안되서 IT부서에 연락해서 고치기였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1시간 내내 원격 프로그램 정상작동하는 방법만 배웠다.


첫 수업은 3D 프린터 수업. 오늘부터 우리는 새로운 팀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3D 프린터로 제품을 뽑아서 그걸 투자자들에게 파는 피치를 하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은 4일. 월요일부터 팀원들과 제품 셀렉부터 피치 내용을 정해야된다. 발표는 금요일 오전. 한 클래스 당 3개의 팀이 있고 총 5개 클래스가 있다. 각 클래스에서 한 팀만 결승전에 간다. 결승전에서는 5개의 팀 중에서 1팀이 최종 우승을 하게 된다. 3D 수업은 개요 정도였는데, 화학 클라이언트 한 짬바가 있다고 PLA, ABS, ASA, PBT 등 익숙한 플라스틱 소재 이름이 나왔을 때 괜히 뿌듯했다.


오후에는 카메론 스타디움 현장체험을 갔다. 저기요, 누가 월요일부터 현장 체험을 가요...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농구장 안을 들어서니 마음이 바꼈다. 스포츠에 있어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라 그런지 학교뽕 충전 완료. BCC 프로그램을 듣는 인터네셔널끼리 단체 사진도 찍으니 소속감이 장난 아니다.

농구장에서 한국 언니가 딤섬 먹으러 갈래? 누구 가는데요? 나랑 일단 대만 친구. 오키. 해서 간 게 11명이 되었다. 딤섬과 새우 볶음면을 주문해서 먹었다. 딤섬을 처음 먹는 친구도 있었다. 딤섬을 몇 입에 나눠먹길래 한 입에 먹는 거라고 해줬다. 친구들은 딤섬이 맛있다며 좋아했다. 나한텐 새우 볶음면이 너무 짜서 많이 못 먹었고 딤섬은 너무 조금이라 배가 차지도 않았다... 그래도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 소중해... 친구들이 다 너무 착하다... 나는 내가 사기 당할까봐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던 것 같다.

집에 도착하니 드디어 쌀이 도착했다. 밥솥과 잡곡쌀만 있던 날들이여 안녕. 이제 흰 쌀이 왔도다. 집에 도착해서 다음날 있을 케이스를 읽었다. 전자책과 아날로그 책에 대한 이야기였다. 항상 시간이 없는 상태로 대충 읽고 대충 수업을 들어가게 되는데 다음엔 좀 시간을 충분히 여유 두고 준비해가고 싶다...



7/15(화)

아침에 일어나서 쌀을 씻었다. 한 12시간 불리면 괜찮겠지 싶은 생각. 아침엔 토마토와 양배추를 쩌서 갈아 마신다. 이날 첫 수업은 Intersectionality, Identity&Belonging in Business School. 나의 3 cultural identities you claim을 적고 그중 내가 자랑스러워 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오해한다고 느끼는 것에 대해 나눴다. 한국인, 장녀, 9X년생. 그중 한국인이라 자랑스럽고, 한국인이라 오해 받는 것도 있는 것 같다고 나눴다. 처음 3가지 정체성을 말하라 했을 때 나는 어떤 걸 써야될지. 게다가 앞에 cultural이라고 붙어서 문화란 무엇인가부터 혼자 골똘히 헤매고 있었는데 다른 친구들이 말하는 내용을 들으니 내가 너무 어렵게, 상자에 갖혀서 생각한 것 같다. 친구들 생각을 들은 후 추가하고 싶었던 것은 마케터,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

점심은 김치볶음밥이 나왔다. 사실 며칠 뒤에 저것이 김치볶음밥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맛은 어.. 아쉬웠다. 오후 수업은 어제 읽었던 케이스. 아날로그 책의 장점에 대해서 얘기할 때 나도 말을 하고 싶었는데.. 나보다 더 적극적으로 말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난 말을 못했다...^ㅠ^ 그 이후로 커리어센터에서 나온 선생님이 이야기 해주시는데 네트워킹, 스몰토크에 대해서 강조해주셨다.


수업이 끝나고 학교 기념품샵에 갔다. 한국에 보낼 볼펜, 티셔츠, 모자, 마그넷을 샀다. 생각보다 비싸지만 뭐 어떡해... 졸업생 할인이 있다고 하니 졸업하고 나서 가봐야겠다. 그렇게 집에 도착하니 드디어 책상이 배송됐다. 왠지 모르겠는데 나는 접이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통짜 판떼기 책상이었다. 그래도 높이 조절이 되는 거라서 감안하고 써야지 뭐. 이제 책상은 있지만 의자가 없는 삶 시작이다.. 책상을 꺼내고 배치하고 나니 저녁 시간이 다 되었다. 밥은 했는데 반찬이 마땅치 않다. 냉동 반찬을 꺼내뒀어야되는데... 첫 밥솥으로 간장 계란밥을 해먹었다. 한국 간장, 참기름, 통깨에 김치까지 곁들이니 영락 없는 한국 자취생의 평범한 한 끼가 되었다. 그래도 책상에서 먹는 첫 끼라 얼마나 소중하던지... 밥 먹으면서 헬스케어 부트캠프 선수강 온라인 강의를 들었다.


7/16(수)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헬스케어 부트캠프 인강을 들었다. 아침은 역시나 토마토 양배추 스프에 오늘은 바나나까지 추가다. 오늘은 저녁에 네트워킹 이벤트가 있어서 나름 슬랙스를 입고 머리를 잘 빗고 나갔다. 오전 첫 수업은 Coaching as a Leadership. 청중을 정하고 Use MMS. Attention Grabber. Problem, Solution, Benefits, Call to Action. 청중이 누군지에 따라 이후 과정이 바뀌는 듯하다.

점심 시간에 빨리 먹고 이노베이션 랩에 가서 우리의 3D 제품을 픽업해왔다. 생각보다 퀄리티가 훌륭했다. 차로 이동했지만 주차하느라 수업에 늦게 들어갔다. Cultural Map을 그리는 시간을 가졌다. 고맥락/저맥락, 직접/간접 피드백, 원칙주의/유연한 규칙 등 6가지 정도 항목이 있었다. 생각보다 내가 추구하고 더 좋다고 느끼는 것들은 한국의 map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런 점에 있어서 내가 미국에서 더 잘 지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생각보다 의외였던 것은 브라질이나 페루 등 남미쪽 정서가 한국이랑 꽤 비슷했다는 것. 태국이나 대만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이스라엘이나 스페인 친구들의 의견도 들어봤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마지막 수업은 마시멜로 챌린지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배우는 거였다. 브라질, 칠레, 한국, 태국, 스페인 5명이 모여서 스파게티 구조물 위에 마시멜로를 올리는 미션. 주어진 시간은 15분, 종이 테이프 1줄. 스페인 친구가 삼각 기둥으로 1, 2층을 쌓고 그 위에 올려서 쌓자고 했다. 솔직히 말하면 안될 거 뻔했는데 달리 뭐라고 반박할지 거시기해서 그냥 진행했다. 역시나 우리는 세우지도 못했다. 마음에 의견이 있으면 소극적으로 혼자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팀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보자는 교훈을 가져본다.. 이 수업이 끝난 뒤에 선생님(아직도 누가 선생인지 교수인지 잘 모르겠다.. 선생으로 통일하겠다.)에게 나 자신을 아는 것을 어떻게 하는지, 나는 선호도가 모호한 부분이 많은 사람이라 잘 모르겠다는 고민을 나누었다. 선생님은 팀원들이나 가족, 친구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다르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지 피드백을 구해보라는 조언을 주셨다.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이라, 바로 실행해 볼 수 있는 방법이라 좋았다. (물론 실행을 실제로 옮기는 건 다른 문제지만..)

수업이 끝나고 브라질 친구 부부네 차를 타고 식당으로 이동했다. 코스 요리가 나오는 곳이라 전식, 본식, 디저트를 골라야 했다. Fun fact: 립아이 스테이크를 시켰는데 너무 질겨서 나는 맛이 없었는데 나 빼고 거의 모든 애들이 다 너무 맛있다며 극찬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역시 그냥 가만히 있었다..) 맨 처음엔 마음이 편한 아시안 친구들 곁에서 서서 얘기하다가 브라질 친구들이랑도 얘기했다. 식당 정원에서 땀을 흘려가며 네트워킹하다가 식사를 하러 들어갔다. 우리 팀 테이블에는 아까 그 선생님이 앉아 있었다. 10명 정도 앉는 원테이블에 돌아가면서 자기 소개를 하고 그동안 2주가 어땠는지 하이라이트를 얘기했다. 이후엔 둘둘 셋셋이 나눠져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미 모든 기가 다 빨려버려서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다면 좀더 적극적으로 힘을 내서.. 얘기를 해봐야지..



7/19(목)

이날은 약간 늦게 수업이 시작하느 날이었다. 웃긴 건 수업이 늦게 시작한다고 해서 안늦는 건 아니라는 것. 브라질 친구들이 무더기로 늦게 왔다. 오전 수업은 되게 재밌는 거였다. Collaborating in Teams 수업. 팀원 6명에게 각자 다른 정보가 담긴 종이를 준다. 그 정보를 서로 나누면서 회사에서 누가 기밀을 누출하는지 5명의 이사회 멤버 중에서 범인을 잡는 것이다. 누군가에겐 시간에 대한 정보가 주어지고 리더에겐 별로 도움이 안되는 general한 정보가 주어진다. 용의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언급하며 모두가 가진 정보를 나누다가 비효율적임을 느끼고 리더가 타임 테이블을 그리고 각 용의자가 알리바이가 있는지 확인했다. 범행을 저지른 시간대에 뭘 하고 있었는지에 대한-필요한 정보만 나누니 생각보다 금새 범인이 잡혀서 다른 팀들에 비해 빠르게 교실로 돌아갔다. 선생님의 리뷰가 되게 재밌었다. 실제로도 리더들이 가진 정보가 별 도움이 안될 때가 많은 현실을 반영한 거라고. 각자가 가진 정보가 얼마나 유용할지 스스로 판단해야 됐었는데 테이블을 만들고 그 기준에 입각하여 정보를 제공하니 훨씬 빠르고 효율적이었다. 나중에 인턴십 할 때도 상대가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빠르게 파악하고 니즈에 맞는 것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점심 시간엔 페루 친구와 한국인 언니랑 밥을 먹었다. 페루말을 많이 배웠다. 스페인어도 배우고.. 그 친구가 다음날 생일이라서 Felis Ccombule (순전히 발음으로만 알지 어떻게 쓰는지는 모른다ㅠ)를 배우고 El Ddono demi pata baserin ddu hato. 내일 친구네 집에서 파티가 있다는 표현을 배웠다. pata는 베프 같은 의미였다. 점심 시간 이후엔 커리어센터에서 온 선생님의 수업이 있었다. 인터네셔널 마케팅은 빡세다고.. 호호호 근데 가감없이 솔직하게 어렵다고 말해줘서 좋았다. 그래도 할 수 있고 커리어센터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해주는데 얼마나 든든하던지. 이 학교에 속해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저녁엔 대만 친구 생일이라 아시안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인당 $50 정도 나오는 꽤나 고급 식당... 이렇게 비싼 데인줄 몰랐지... 그래도 애들이라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훅 친해진 느낌. 우리 클래스에서 누가 제일 잘생겼다고 생각하는지, 이상형이 뭐지 등 연애/결혼 얘기가 하이라이트였다. 외국애들도 다 똑같구나..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하구나 싶던 모먼트.

집에 도착하니 드디어 의자가 도착했다. 책상만 있던 날들이여 안녕. 의자의 등장이라.. 그렇게 접이식 간의 의자(사무실 의자를 사고 싶었으나 나중에 이사할 거 생각해서 그냥 말았다..)에 감격하며 다음날 발표를 준비하던 때에 사이렌이 요란하게 울렸다. 서둘러 기숙사 단톡방을 확인해보니 우리 동만 울리는 거였다... 나가야되나 어떡하나 하다가 여권, 지갑, 핸드폰, 집 열쇠를 챙겨 서둘러 나왔다. 나와보니 소방차 1대가 와있었고 소방관이 진입하려고 입구에 대기 중이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자기도 잘 모르겠다네.. 우리 동에서 내가 가장 마지막으로 나온 입주자였다... 다행히 별일 없이 10분 정도 뒤에 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 미국 2주 차에 화재 경보 오작동도 경험해보다니. 다이나믹하다..



7/20(금)

드디어 BCC 프로그램의 마지막 날이자, 팀원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발표. 일찍 와서 리허설 하자 했으나 다 늦게 와서 그냥 다들 제 시간에 시간 맞춰 수업 온 사람들이 되었다. 발표는 순조롭게 마무리 되었고 우리 클래스에서 1등하지는 못했다. 다른 팀이 너무 준비를 빡세게, 제품 시연까지 before-after를 준비했더라. 결국 이 팀이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을 거머줬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우리 클래스에서 결승전 나가는 팀을 위해 다같이 피드백을 해주자고 교수님이 말씀 하셔서 피드백을 하는데, 한 친구가 우리는 한 팀이니까 ~한 점을 고쳐서 하면 좋을 것 같아.라고 했다. 한 팀이라는 스피릿이 행동으로 반영되는 순간이었다. 나만의 발전이 아니라 나와 너, 우리의 발전을 위해 한 팀으로 있는 다는 게 얼마나 큰 소속감과 안정감을 주는지. 이런 팀 스피릿이 돋보이는 회사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호텔 뷔페에서 마지막 공짜(사실상 등록금에 포함이라서 for free는 아니지만) 점심을 먹었다. 이후 학교 기념품 샵에 가서 티셔츠 가격이 잘못 반영된 걸 문의하러 갔다. 15분 뙤약볕에 걸어가니 막상 태그에 가격 프린트가 잘못된 것이고 바코드를 찍어보니 제 가격이었다. 헛수고라고 생각했는데 가서 대만 친구들과 한국인 언니를 만났다. 동양권이라 좀 통하는 게 있는지 서로 옷이 어떤지 봐주고 같이 쇼핑을 했다. 덕분에 겨울용 챔피온 기모 후드티와 뒤지게 비싼 콜롬비아 방수 바람막이를 샀다. 아무래도 올해 기념품샵 방문은 이게 마지막일 것 같다...^^ 비싸긴 해도 오래 입을 수 있을 것 같고 나름 소속감도 들어서 마음에 든다.


친구들과 우버를 나눠 타고 집에 돌아왔다. 저녁 시간에 한국은 아침이라 마침 고모에게 카톡이 와서 페이스톡을 걸었다. 한국이 아침 7시라는 걸 잊고 걸엇는데 다행히 받아주셔서 서로 안부도 주고받았다. 얼굴을 보니 마치 가까이 있는 느낌. 예정에 없었던 통화를 마치고 친구 생일 파티에 가기 전에 미고랭을 끓였다. 7-8년 전 쯤에 뉴질랜드에서 미고랭을 엄청 맛있게 먹은 뒤로 한국에 돌아와 미고랭을 한 박스를 사서 1년 가까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으로 사봤는데 그때만큼의 감동은 없었다.. 허겁지겁 먹고 생일 파티하러 가자!


결론부터 말하면ㅋㅋㅋㅋㅋ 1시간 정도 늦게 갔다. 시간 맞춰 간 언니의 현장 보고를 들으니 좀더 늦게 가는 게 낫다고 판단. 다른 한국인네 집에 갔는데 거기 준비 시간이 늦어서 결국 파티는 19:30이 시작이었으나 21시가 넘어서 갔다. 파티라고 해봐야 별거 없구나 생각했다. 아파트 풀장에서 음료 하나씩 들고 계속 수다, 다른 그룹으로 건너가서 마저 수다, 새로운 친구가 추가되면 새롭게 수다. 그냥 수다 파티잔하!!!!! 2차로 클럽을 간다는데 가지 않았다.. 오늘은 이걸로도 빡세거든요...



7/19(토)

한국인 언니랑 학교 굿즈들을 한국에 보내러 우체국을 갔다. 1시간이 걸렸다.... 온라인으로 회원가입하고 뭐 쓰고 뭐 쓰고 어쩌고 하다보닌 1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그래도.. 다음엔 더 적게 걸리겠거니. 우리 큰 일 해냈다며 서로 부둥부둥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니 배가 고파서 맥도날드에 가서 랩을 하나씩 먹고 듀크 채플을 구경갔다. 듀크뽕이 차오르는 순간.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성당 안에는 경건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이후 현지인 마냥 비 내리는 데도 비를 맞으며 버스를 타고 마트로 향했다. 새로 가 본 마트였는데 이전에 가던 곳보다 조금 더 저렴하고 제품의 질도 좋았다. 눈이 돌아가서 이것저것 담았다.

집에 돌아와서는 내 방 청소기를 돌리고 매트리스에 방수포를 씌웠다. 배송 온 박스로 신발장도 만들었다. 아직 책상 스텐드가 없어서 방 한가운데에 빛을 등지지 않도록 책상 배치도 바꿨다. 집안일을 한바탕 하니 시간이 어느덧 20:30. 저녁 준비 시작이다. 장봐온 음식들로 거하게 차려먹고자 과카몰리와 닭 허벅지살 구이를 만들었다. 아뿔싸. 레몬즙이 없어서 그냥 식초를 넣었다. 한국에 있었으면 당연히 있던 재료라 생각을 못했다.. 이제 익숙해져 가야겠지. 모브 사이코 100을 보다가 한국에서 영상통화가 걸려왔다. 교회에 애기 3명이 있는데 5살, 9살, 11살이다. 5살 아가 얼굴을 보는데 그렇게 반가울수가.. 물론 초등학생 애기들도 너무너무 반가웠다. 초등학생들이 나한테 이것저것 근황을 말하고 자기가 만든 거 보여주는데 너무 짠하고 귀엽고 보고 싶었다... 얼굴 보니까 더 보고 싶어... 얼굴 모찌모찌 해주고 싶어.... 주일에 교회에서 카레 먹는데 괜히 그게 먹고 싶더라. 평소엔 별로 감흥 있는 음식도 아니였는데.


7/20(일)

아침에는 이모랑 사촌언니랑 페이스톡을 했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잘 보였으나 그들은 내 정지된 화면만 보고 대화를 했다. 얼굴 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교회를 가야하는 관계로 짧게 통화를 끝내고 양배추 스테이크, 버섯&양파 볶음, 토마토&바질로 조찬을 즐겼다. 그렇게 교회를 갔는데 카레&김치가 간식으로 나와서 얼마나 기쁘던지.

집에 돌아와서는 체리를 간식으로 먹고 오후부터 있는 Health Sector Management Bootcamp를 갔다. 드디어 찐 미국인들과 만나는구나!!! 일주일 동안 함께할 조원들을 만났다. 인도1, 미국3, 나. 그렇다. 나만 영어 제일 못한다. 실제로 뭐라는지 잘 모르겠어서 정말 쌀 한 가마니 마냥 가만히 있었다... 이게 미국이구나.. 지금까지 외국인 친구들이랑 했던 건 그냥 소꿉놀이구나.. 랭귀지 스쿨이었구나 싶었다. 그렇다. 큰일 났다... 겨우겨우 팀 미션을 하고 팀 깃발을 그렸다. 부트캠프 내용으로 돌아가자면 헬스케어는 (내가 많이 안알아봤음) 미국에서 GDP 20%를 차지할 정도로 굉장히 큰 산업이자 중요한 섹터였다. 성장 가능성이 크고 비즈니스와 결합되어 무한히 확장할 수 있는 유망한 분야였다. 어찌저찌 흘러들어왔는데 오 여기 생각보다 더 괜찮구나 싶었다. 열심히 해서 써머 인턴십도 해봐야지.


집에 와서는 오랜만에 (아니 이번주 처음으로) 코딱지만한 단칸방 짐에 가서 운동을 했다. 1시간 정도 이곳저곳 제대로 근력 운동 조졌더니 살 것 같았다. 역시 사람은 운동을 해야된다.. 맨날 차타고 이동하니까 한국에 있을 때만큼 움직일 일이 생각보다 없다. 다음주에는 주2회 운동이 목표.


우리의 J, 과연 미국인들 사이에서 무사히 부트캠프를 마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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