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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숭아 Jan 28. 2021

국회의원에게 메일을 보내다(전편)

나는 개인적으로든, 사회복지사로서든 살고 있는 동네에 관심이 많다. 이 관심은 구의 특성상 복지시설이 임대아파트가 밀집한 동네로 편중되어 운영 중에 있다는 것에서 출발했다. 물론 그 7개의 복지관 운영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역사적으로 생각해보면 불만보다는 복지사각지대인 이 동네에 새롭게 복지사업이 운영되면 될 일이다. 당연히 예산과 부지, 위탁법인의 유무가 중요 사안이 되겠지만 말이다.      


우리 동네는 서울 강서구 끝자락에 있다. 그러나 지역 내 모든 관심은 마곡이라고 서울식물원, 3급 종합병원, 대기업들이 쏙쏙 들어오고 있는 핫이슈 지역에 쏠리고 있다. 반면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다세대 빌라 중심으로 타동에 비해 인구가 약 두배 혹은 1.5배 많은 구심 지역이다.


근처 초등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동료와 지역의 현황을 이야기하는 중에 특히 여성 한부모 가정과 아동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이유를 말해주었는데 결혼이나 직장으로 타 지역으로 떠난 여성들이 이혼이나 경제적인 형편이 힘든 상황에 닥치면 다시 살던 지역으로 회귀를 한다 신기하다고 말했다.       


또한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도 너무 많아 다른 동 같으면 우선순위로 지원을 해주는 반면 동주민센터에 바우처 신청을  열악의 순서를 매겨 지원이 된다고 했다.  


더불어 아동과 여성 한부모, 노인 정말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인구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LH 전세임대주택 역시 그렇다.


취약계층 학생이 밀집한 학교를 선정하여 집중 지원함으로써 교육·문화·복지 수준을 높이고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사업이 교육복지 우선 지원사업이다.


이 사업은 특성상 정말 취약계층의 자녀가 많은 학교에서 운영하는데 이 동네는 길하나 사이에 두고 두 초등학교가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그만큼 정말 많은 취약계층이 있다는 반증이다.      


또한 종합복지관과 같은 전문 복지기관이 없어 동주민센터에 적지 않은 수의 사회복지사를 배치했다고 하나 그들은 공적부조 지원의 영역이지 도시락 및 밑반찬 서비스를 지원하거나 집중 상담, 가족지원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등을 하는 전문 복지기관은 분명 아니다.      


청년문제도 그렇다. 송파구에 이어 서울 25개 구 중에 두 번째로 청년인구가 많다. 강서구의 2020년 8월 기준 인구는 584,920명으로 서울시 인구의 6.02%가 강서구에 거주한다. 1위 인구는 30대, 2위 인구는 40대, 3위 인구는 20대다.


그러나 대방, 양천, 도봉, 성북, 서대문, 강남, 영등포에 ‘청년 무중력 지대'와 같은 소형 청년 지원센터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청년정책을 위한 조례는 있기는 하지만 그냥 존재만 한다.      


살아갈수록 아쉬움이 많은 지역이다. 그러나 일개 백수 사회복지사가 무슨 힘이 있어 변화를 일굴 수 있을까.


그러다 예전 관악지역의 청년문제를 위해 정말 열심을 다 했던 생각이 났다. 그리고 사업이 탄력을 가지기 위한 기본적 조건의 출발이 무엇인지도 말이다.      


2016년 4월부터 3년(2016~2018) 간 진행된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기획사업인 ‘성인 이행기 빈곤 청소년, 청년 발달지원사업 – 꿈을 job는 기적 프로젝트’를 총괄 진행했던 경험이다.


주요 활동은 니트 청년을 위한 네트워크 구성과 정책제안 등 지역사회 관심을 유도하였으며, 관악지역 청년정책을 마련을 위해

1. 저소득(NEET) 청년 실태조사 및 청년정책 기본계획 수립 진행, 2. 관악구 청년정책위원회 분과 구성 및 모니터링 운영을 통한 조례 개정 촉구, 3. 관악구 청년지원(네트워크 허브) 센터 설립 등을 제안하고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 동의 캠페인(1,595명 서명)을 진행했다.


이 기초 작업과 동시에 민주당을 비롯한 여러 당의 후보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구청장 후보, 구의원, 시의원 후보들을 열심히 찾아다녔다. 거기에는 개인으로서의 내가 아닌 사회복지사 정 0 민이 있었다.      


이를 통해 2018년 6.13 지방선거 때 48개의 생활정책 중 전체 관심 1위를 이끌어냈으며 관악구의 25명의 출마자 전부가 동의한 유일한 정책은 ‘저소득 청년 실태조사 및 청년정책 기본계획 수립’으로 나타나 청년정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또한 제1회 관악 청년 FESTIVAL ‘청(靑) 청(聽) 페스티벌’, 제2회 관악 청년 FESTIVAL ‘관악입니다. 청년 하세요.’을 전체 총괄 기획, 관리, 진행하였으며,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과 구청장에게 청년정책 제안, 청년들이 흥청망청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 마련을 통해 청년들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소통하는 장을 마련했다.      


이렇듯 이래저래 18년이 넘는 사회복지사로의 경험이 있었기에 진심으로 복지관 혹은 복지시설 하나 없는 이 동네에 사회복지라는 바탕이 잘 그려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내가 한 첫 번째 선택은 지역의 국회의원에게 앞서 있던 고민이 담긴 장문의 메일을 보냈다. 사실 답장이 오리라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역에는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의 경험이 있는 3선의 국회의원이 있고 지역주민으로서 내가 가지고 있는 궁금증에 대한 의견이 묻고 싶었다.


일단 이 모든 것은 밑받침이 되는 정책이 필요하고, 정책이 마련되어야지만 예산 수립 및 계획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메일에 대한 답장을 받았고 만남을 가졌다.

      

(후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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