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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숭아 Feb 03. 2021

국회의원에게 메일을 보내다(후편)

국회의원은 만나지 못했다. 새롭게 시작 장관 업무로 바쁜가 생각했다. 대신 사무국장 역할을 하고 있는 시의원과 비서관을 만났다. 친절했지만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 


지역사회를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어떤 순서로 일을 진행해야 하는지 더 많이, 더 깊게 알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들이 고민하는 현안에 이 문제는 들어가 있지 않음을 확인했다는 것이 결론이다.      


약 40분의 미팅은 지역현황을 듣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귀를 기울여 열심히 들었다. 예상했지만 부지 및 예산  여건상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그나마 중소형 노인복지센터 2곳을 지어 운영하지만 사람들은 다른 동의 큰 복지관을 찾아가기에 활용도는 낮다고 했다. 청년정책 역시 앞으로 마곡의 부지를 통해 점차 확대될 예정에 있다고 했다. 향후에 말이다.


생각한 여러 대안을 말했지만 그분들에게는 와 닿지 않았다. 내가 이야기한 상황은 본인들에게는 중심 현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팅 전 조사하고 확인했던 내용들도 필요 없었다. 아쉽지도, 실망하지도 않았다. 그분들은 그분들 나름의 최선을 다한 설명을 해주었을 것이다.    

    

지역주민이 필요한 정책은 선별적인 정치인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다수의 주민들이 필요하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요하면 설득하여 서명을 받으면 된다. 그렇게 서명을 받고 필요성이 확인이 되면 그것이 시작이다. 그리고 많은 인원도 필요 없다. 한 명이 죽어라 파고 매달리면 된다. 그 한 명이 두 명이 되고, 두 명이 세 명이 되면 된다.      


마무리될 때쯤 뜬금없이 전혀 생각지 않았던 동의 자치위원회 추천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며 추천기간이 끝나 아쉽다고 했다. 그리고 구의 청년정책과 관련된 사람을 소개해주고 싶다며 연락처를 적었다. 일주일이 지나갔지만 연락은 없다.


내가 한 일이 헛된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지역주민이자 유권자로서 질의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선호하는 당이 아니더라도 더 꼼꼼히 공약을 잘 살펴보고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파악한 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생계를 위해 구직은 당연히 해야겠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자료를 찾고, 준비해보고 싶다.    


그 시작은 비슷한 상황문제를 가졌으나 풀뿌리 조직으로 점진적 해결을 도모 지역들의 조사부터 진행해보려 한다.


또한 구청, 시청, NPO센터 등의 자료 및 관련 기사들을 검색하고 다양한 사회복지 기관에서 진행한 지역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들도 확인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작은 지역주민 모임을 만들어보려 한다. 다만 도전은 낯가림과 명함이 아닌 개인으로서 지역주민들과의 라포를 어떻게 형성할 수 있을지가 될 것이다. 기초작업을 잘 구성해보고 싶다.  


일전에 청년 3명으로 시작한 책 모임이 세달 만에 90명이 넘었다는 지역신문 기사를 보았다. 분명 코로나가 걸림돌이 되겠다 싶지만 그래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그 과정을 통해 가난한 한부모 여성 가장들이 의지할 수 있고, 심리치료가 필요한 아동들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또한 결식아동과 노인들따뜻한 밥과 반찬으로 배고픔을 이겨낼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현실화되어 지역의 지치고 힘든 이들을 위한 사회복지 지원들이 탄탄하게 뒷받침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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