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의 끝자락. 가만히 앉아 한해를 돌아본다.
봄에는 벚꽃시즌에 온에어할 광고를 기획한다고
정작 벚꽃구경 한번 제대로 하지 못했고
여름은 서핑을 소재로 한 광고 아이디어를 내면서
바닷가 근처 한번 가보지 못한 채 끝나버렸다.
가을에는 겨울까지 완료돼야 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아파트 단지내 단풍놀이로 만족해야 했고
겨울에는 내년 마케팅 플랜을 제안하는
피티 준비로 눈 한번 뭉쳐보지 못하고 지나가버렸다.
어디를 갔고, 어떤 걸 했고, 누구와 함께였는지가 아닌
어떤 어떤 프로젝트를 했는지로 기억되는 일년들.
그때 결심했다.
빠르게만 달리다 소중한 많은 순간을 그저 스쳐 보내지 않기 위해서,
인생 곳곳에 과속방지턱을 마련해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