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를 정의하고자 하는 것은 그나마 그들의 사고 패턴을 이해하여 갈등을 줄이려는 시도이며,
동시에 꼰대화되어 가고 있는 나 자신을 경계하고자 하는 노력이기도 하다.
꼰대의 정의
: 꼰대들은 모든 것을 자신의 존재가 긍정되는 방향으로만 이해하려고 하며, 미래의 지향점이 없다.
회사를 오래 다니지 않는 젊은이들을 보고 의지가 약해졌다는 말을 한다. 젊은이들 스스로도 그렇게 자신들을 정의하는 모습이 때론 애처롭게 느껴진다. 그러나 정확하게 말하면 젊은이들은 '달라진 것'이고, 단순히 근속연수와 끈기를 동일시하며, 한 가지 요소만을 가지고 한 세대를 평가하려는 것은 기성세대가 자신이 지나온 인생을 보다 값진 것으로 인식하고 싶은 행동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다각적으로 이해해 보면,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예견되고, 이직에 대한 고민은 일상화되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1996년 1%도 안 되던 비자발적 이직률은 2001년 8.9%로 치솟았고, 2017년 직장인 고용 불안감 현황' 조사 결과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중 85.2%가 '현재의 고용상태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환경이라면, 더 나은 조건을 찾고, 움직이는 선택은 매우 당연한 수순이다.
또한 자아실현이 바람직한 상으로 요구된 세대이다. 쉽게 묘사하자면, 초등학생 때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한 한비야의 책을 읽고, 중고등학생 때는 학교를 그만두고,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신화를 들으며 자란 세대이다. 사회는 그들에게 더 이상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어디라도 가라는 관점이 아니라 너가 가고 싶은 길을 가야 한다고 응원을 보내고 있다.
즉, 기성세대는 직장을 생계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였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는 자아실현의 장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직장을 구한 후에도, 단순히 월급이 들어오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다른 기회를 탐색하는 노력들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달라진 시대에 다른 목표를 가지고 사는 사람을 그저 회사를 오래 다니지 못하는 인내심 부족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것, 내가 보고 싶은 한 부분만 바라보는 것을 편협적인 사고라고 부른다.
꼰대에 또 다른 하나의 특징은 지향점이 없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조직의 문제점, 개선점을 이야기했을 때, '사람들이 배가 불렀다.', '지금 이정도도 옛날에는 꿈도 못 꿨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꼭 있다. 과거보다 더 나아지는 것이 당연히 지향해야 할 바인데, 그들은 과거보다 개선되었으니 더 이상 바라는 것은 사치라는 관점이다.
사고의 기준점이 과거에 있는 사람들과 개선을 논의하는 테이블에 함께 앉아 있는 것은 매우 곤욕스럽다. 물론, 과거의 어려웠던 환경을 이해하고, 그때의 공을 인정하는 태도도 필요하다. 그러나 조직은 결국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모여 있는 것이므로, 어쩌면 회사의 미래상이 없는 사람은 회사를 떠날 시간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변화를 만들어 내는 데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꼰대를 경멸 하면서도 누군가에겐 조금씩 꼰대 역할을 하고 있는 나로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은
꼰대들이 생각보다 나쁜 의도로 꼰대 짓을 하는 것은 아님을 이해하면서도
꼰대 짓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는 않는 정도인 것 같다.
출처
- 서울경제 '[1997 환란, 그후 20년] 무너진 평생직장 신화 . . .회사 충성심도 약해져' 2017.11.13
- 뉴스1코리아 '직장인 85.2% "언제 잘릴지 모른다..." 만성 고용불안 시대' 2017.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