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아침은 어떤 모습인가요?
바빴던 날들이 지나고 영국에는 가을이 왔고 나에게는 여유로운 일상이 생겼다.
아침 일찍 일어나 남편 출근길에 동행해 바스 시내에 나와 좋아하는 카페에 간다. 이른 아침이라 한적한 카페에 들어서 직원들과 아침 인사를 하고 커피와 페이스트리를 주문한다. 준비되는 동안 시답지 않은 일상 이야기를 나누고 늘 앉는 자리에 앉아 아침을 먹으며 SNS를 눈으로 훑는다. 별거 없는 아침 일상이 평온함이란 이름으로 내 마음을 다독인다.
요즘의 아침 일상이 좋은 이유가 또 있다. 남편일 일하는 회사는 바스 시내에 두 개의 오피스 건물을 가지고 있다. 그중 남편이 일하고 있는 사무실은 바스 시내 중심에 있어, 멀찌감치 있는 회사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남편의 회사 앞까지 같이 걸어간다. 부부간의 정을 쌓고 생각해뒀던 이야깃거리들을 가볍게 주고받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이다. 오늘 하루도 별일 없이 하고 싶고 해야 하는 일들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기를 서로에게 빌어준다. 소중한 시간이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숍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 내가 살고 있는 도시, 바스는 영국 내에서 손에 꼽히는 관광도시 중 하나이며 자연이 아름다워 퇴직자들이 살고 싶어 하고 실제로 많은 수의 노인인구가 살고 있는 도시이다. 하지만 Bath University와 Bath Collage 덕분에 20대 청년층의 수도 꽤나 많은 편이다.
젊은이들이 있는 곳 어디에서나 쿨한 커피숍 몇몇을 찾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된 요즘, 이곳 바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스페셜리티 커피를 파는 세련된 커피숍들이 도시 곳곳에 퍼져있고, 그중 내가 사랑하는 곳의 이름은 'Society Cafe'이다.
남편이 일하고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고 아침 7시라는 이른 오프닝 시간 덕분에 나에게는 아침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완벽한 장소가 되었다. 거기에다 멋있는 바리스타들이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주고 사색적인 분위기의 공간이 덤으로 제공되니 모닝커피를 위한 이보다 더 좋은 스팟이 어디 있겠는가. 이 커피숍은 바스, 옥스퍼드와 브리스톨에 분점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자주 찾는 Kingsmead Square 점이 본점인 셈이다. 사진과 자전거를 좋아하는 주인 Adrian의 취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곳이 Society Cafe의 정신이 시작된 곳이고 그곳에서 나의 아침을 시작한다는 사실이 마냥 좋다.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축축한 날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을이 시작되었고 이제 곧 겨울이 온다. 밖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따뜻함을 찾아 아늑한 실내로 찾아드는 일이 잦아질 것이다. 그때 이곳 Society Cafe의 노란 불빛들이 다른 이들에게도 안락함이 되고 편안한 아침을 열어주기를 바란다. 잠깐 바스를 찾아온 관광객들에게도 이른 아침의 동반자가 되어 주고 이 멋진 도시에 살고 있는 젊은 정신의 대변인이 되어 주길 바란다.
...... 나에겐 언제나 편안한 아침 친구가 되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