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자전거로 발전기를 만들어 가뭄에서 나라를 구한 15살 소년의 이야기
<바람을 길들인 풍차 소년>은 아직까지도 굶어 죽는 사람이 넘쳐나는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말라위에서 희망의 물꼬를 튼 한 소년의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말라위는 아프리카 대륙 서남쪽에 위치한 가난한 나라입니다. 면적은 1,184만 8,000㏊로 한국과 비슷합니다. (한국: 1,004만 1,259.87㏊) 다만 면적 대부분이 토지인 우리나라와 달리 말라위는 60%가 호수입니다. 농지가 많이 부족한 편이죠. 기후는 우기와 건기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아열대성 기후로 11∼4월이 우기, 5∼11월이 건기입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윌리엄 캄쾀바는 1987년 말라위의 카숭구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윌리엄은 어렸을 때부터 과학을 좋아했습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어두운 집에선 햇빛이 들어오는 창가에 서서 책을 읽었습니다. 등록금을 내지 못해 학교에서 쫓겨난 이후에도 과학 책을 읽고 싶어 학교 도서관에 몰래 들어갈 정도였습니다.
윌리엄이 14살이 되던 2001년, 말라위에 큰 가뭄이 닥쳤습니다. 국토의 60%가 호수인 말라위는 원래 농사지을 땅이 부족합니다. 거기에 농사 관개 시설도 발전하지 않아 해마다 홍수와 가뭄을 반복하다 보니 늘 사람들이 먹을 농작물이 부족했습니다. 게다가 이젠 내려야 할 비까지 내리지 않으니 최소한의 농사조차 지을 수 없었습니다. 비축해 놓은 식량도 없었기에 가뭄이 길어지자 나라 전체에 먹을 게 씨가 말랐습니다.
급기야 마을엔 굶어 죽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윌리엄 가족도 간신히 입에 풀칠만 하면서 배고픔을 견디고 있었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도 윌리엄은 키우던 개에게 본인 몫의 음식을 몰래 나눠주었습니다. 그러다 아버지한테 들켜 크게 혼났고 더 이상 개를 챙겨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얼마 뒤 결국 개도 굶어 죽고 말았습니다. 윌리엄은 마음이 아팠습니다.
계속되는 지독한 굶주림에 사람들은 점점 이성을 잃었습니다. 마을 곳곳에서 약탈과 폭동이 일어났습니다. 어제는 친구였던 이웃이 언제 강도로 돌변할지 몰라 사람들은 집에 머무는 것도 불안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는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윌리엄은 살 길을 직접 찾기로 했습니다.
어느 날 윌리엄은 학교 선생님이 자전거 페달을 돌릴 때마다 자전거에 달린 발전기를 통해 전조등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순간 책에서 읽은 풍력 발전이 떠올랐고, 왠지 풍력 발전으로 땅속의 물을 퍼올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니 그렇게 해내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가 샘솟았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선 아버지의 한 대뿐인 귀중한 자전거를 분해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아버지는 허락해주지 않았습니다. 농사나 열심히 지으라고 윌리엄을 혼낼 뿐이었습니다. 물이 없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현실인데도 말이에요.
그래도 윌리엄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물을 끌어올리는 것만이 이 굶주림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윌리엄은 친구들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평소 윌리엄이 과학을 좋아하고 고장 난 라디오도 완벽하게 수리하는 것을 알고 있던 동네 친구들은 기꺼이 윌리엄의 뜻에 동참했습니다. 그들은 함께 쓰레기장을 뒤지며 필요한 부품을 모았습니다.
틈만 나면 친구들과 쓰레기장을 뒤지고, 거기서 찾은 고물로 열심히 뭔가를 만드는 윌리엄의 모습에 결국 아버지도 마음을 열었습니다. 자전거 분해를 허락해 준 것이죠. 덕택에 윌리엄은 자전거를 분해해 풍차를 만드는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있었습니다. 비록 고물을 얼기설기 모아 만든 어설픈 모습이었지만 윌리엄이 만든 풍력 발전기는 물을 끌어오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 풍차는 윌리엄의 마을, 더 나아가 말라위 전체에 퍼졌습니다. 그 덕에 말라위 전체가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받으며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윌리엄이 환경 탓을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불빛이 없으니 공부를 포기하고, 학교에서 쫓겨났으니 도서관에서 책 읽기를 포기하고, 아버지가 자전거 분해를 허락 안 해줬다는 이유로 발전기 제작을 포기했다면 말라위는 아직까지도 굶주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바람을 길들인 풍차 소년으로 잘 알려진 감동 실화의 주인공 윌리엄은 미국 다트머스 대학교를 나와 현재는 말라위의 발전을 위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가 풍차를 만든 게 성인이었을 때도 아니고 고작 15살 소년일 때라는 게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부단한 끈기로 결국 그의 마을과 말라위를 굶주림에서 건져낸 윌리엄의 이야기는 "바람을 길들인 풍차 소년 <원제: The Boy Who Harnessed the Wind>"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넷플릭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안타까운 현실을 눈으로 직접 보면 울림이 더 커지기에 영화로도 보시길 강력 추천드립니다. 동명의 도서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많은 동기 부여 되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