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아픈 만큼 성장한다, 혹은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 라는 말이 있더라. 과거의 기억은 완벽히 망각해버리는 대단하신 인간들의 위대하고도 말 같지도 않은 말.
아플 때는 마치 그 고통이 나를 집어삼킬 것 같은 절망을 느꼈으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오히려 그 고통을 미화시키고 있다___아니면 진짜로 아픈 게 아니었거나.
이 세상에 성숙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깊어지고 싶지 않은 사람도 당연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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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걸 피하려는 것도, 도망치려는 것도 아니지만
성장 안 해도 되니까 아프기 싫다고.
아픈 게 아니라 죽을 것 같다고, 숨이 끊어질 것만 같다고__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제발,
넓어지고 깊어지고 그런 거 필요 없으니까
살려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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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우리는 상처 주지 말자. 세상에 아프고 싶어서 아픈 사람은 없고, 우리 모두는 ‘건강하게’ 성장하고 싶다. 그러니 오늘은 손 한번 잡아주면 안 될까. 오늘은 손을 먼저 건네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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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한테는 아픈 이유를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건 의사가 할 일이다.
면역력이 떨어져서 감기에 걸린 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____나을 수 있는 약을 건네주면 된다.
우리는 모두 소견서가 아닌, 약이 필요하다.
오늘 밤은 부디
날 집어삼키지 말고
나를 끌어안아줘
내 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