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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ganicmum Jan 26. 2024

생존을 위한 미니멀라이프

4인가족 20평대 구축아파트, 방 2개인 집에서 살아남기

'신박한정리'라는 프로그램으로 한창 정리열풍이 일었다.

그리고 그 열풍은 연예인에서 일반인의 정리열풍까지 이어졌다.

코로나 때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꾸미기도 붐이 일었다.


사람들은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고

혼자사는 사람들 또는 신혼부부, 넓은 집에 사는 사람들은 집을 꾸미기 시작하면서 맥시멀로..

좁은 집에 사는 사람들은 가족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미니멀로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 같다.


20평대 구축아파트에 아이둘 있는 4인가족인 우리집은 미니멀을 선택했다.

첫째의 넘쳐나는 장난감과 엄마의 욕심으로 많아진 책, 일명 '책육아'라 한다.

거기에 패션을 좋아하던 내가 20대때부터 20년간 사 모은 옷, 가방, 모자, 신발.

(누가 보면 의상전공한 줄 안다.ㅠㅠ 지금은 입지도 않는 호피무늬부터 시작해서 옆구리가 파인 파티드레스까지 엄청난 옷들이 좁은 집에 숨어있었다.)


20평대 구축아파트의 특징을 보면,

구조가 아주 안 좋다.

다 그런건 아니지만, 우리집은 아주 구조가 안 좋다.


일단, 주방에 식탁이 안 들어간다.

일자 주방인데 폭이 1미터가 조금 넘어서 테이블을 억지로 구겨넣으면 2인용 카페테이블 같은 사이즈는 들어가겠지만 그것도 지나다니기가 걸리적 거린다.

주방 식탁자리가 애매하다보니

자연스레 식탁은 주방 앞으로 빠지는데

주방 앞은 현관과 이어지는 마루같은 공간이다.

이 곳의 적절한 명칭이 없다.


거실겸 방1, 큰 안방1, 작은방1 이렇게 있는데..

여기를 거실이라고 하기엔 너무 작고 그렇다고 주방으로 하기엔 식탁을 놓으면 걸리적거리는 작은 사이즈의 공간이다.


처음엔 이곳에 식탁을 놓았는데

현관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면 바로 식탁이라 집에 들어오는 순간 답답했다.

아이들이 오가면서 부딪히고 걸리적 거렸다.


둘째가 태어나면서 더더욱 이곳에 물건을 둘 수 없어 식탁은 거실로 갔다.


거실공부방, 거실서재화로 육아하는 엄마들에게 인기를 얻는 컨셉이긴 한데 우리집에서는 여기서 밥도 먹어야 했다.

주방과 식탁의 동선이 너무 길다.

한번 밥 차리면 식탁까지 몇번을 오가는데 영 불편하지만 제일 쾌적한 위치는 거실이었기에 그대로 뒀다.


큰 안방은 신축아파트의 작은 방을 2개 합쳐놓은 크기이다.

커서 좋냐고요?


아니요..


실용성이 떨어진다.


아이들 물건과 옷, 책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거실을 그나마 깨끗하고 쾌적하게 보이게 하려면 안방으로 물건을 밀어넣어야 했다. 큰 안방의 반은 물건이 차지했고 반은 아이들과 내가 잠자는 공간으로 매트를 깔아뒀다.

낮에는 이불을 치우고 이곳이 아이들 놀이방이 되었고 밤에는 이불을 깔아서 침실이 되었다.


잠귀가 밝은 남편은 작은 소리에도 잠에서 깬다.

그래서 같이 자는 사람이 불편하다.

작은 방을 남편방으로 내 주었다.

방이 2개밖에 없는 집에서 한방을 혼자 차지하다니!


처음엔 잠자기에 아주 쾌적했으나..

첫째가 쓰겠다고 해서 샀던 벙커침대를 안쓰겠다고 해서 남편이 쓰는 작은 방으로 옮기고 장롱2짝이 작은 방에 들어가있다. 그리고 옷을 수납하는 수납장과 전신거울 등으로 꽉 차 있다.

참.. 벙커 침대 밑에는 정리하지 못한 내 책과 옷들로 가득하다.

창고겸 침실이라 해야하나 드레스룸겸 침실이라 해야하나..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는 이곳이 드레스룸이었고 큰 방이 침실이 되는 공간인데 아이가 둘 생기면서 작은 방은 드레스룸 겸 남편 침실, 큰방은 놀이방 겸 침실이 되었다.


그리고 아까 말했던 거실은 공부방 겸 다이닝룸 겸 서재 겸 재택근무를 하는 나의 홈오피스였다.


어느 한 공간도 독립된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구축아파트 방2개인 20평대 아파트에서 우리 4인 가족은 살아남아야했다.

심지어 팬트리도 없다.

창고가 있긴 한데 깊어서 사용이 불편하고 빌트인 수납장이라고는 신발장 밖에 없다.


4년동안 쌓여가던 물건들이 늦둥이 둘째가 태어나면서 신생아 육아용품까지 추가되어 집이 초토화되었다.

조리원에서 퇴원하고 집에 와 보니 이런 모습이었다.


이런걸 난장판이라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열흘을 집을 비웠다고 이렇게 된거라고?

무엇이 문제일까..


하...


아기가 통잠을 잘때까지는 잠과의 싸움이었기에 집을 정리할 여유가 없었다.

100일이 되고 부터는 물건을 비우기 시작했다.


물건을 줄이고 또 줄였다.

2년동안 비우기를 하면서 집을 정돈했다.


그 과정이 무료해서 블로그에 올리며 기록을 했는데 마지막에 조회수가 폭발하는 포스트가 탄생했다.

네이버리빙판에서 내 블로그를 소개한 것이다.


하핫..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는데

남들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집이었는데 이젠 예쁘게 보이기 시작하는구나.


이렇게 해서 나의 미니멀라이프는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젠 미니멀라이프에서 심플라이프로 옮겨갔다.


미니멀라이프와 심플라이프가 그게그거 아닌가요?

하는 분들은 오가닉맘 브런치를 구독하고 다음 글을 읽어주세요 :)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면서

처음엔 물건정리부터 시작해서, 시간정리, 돈정리, 관계정리까지 정리의 영역이 확장되었어요.

1일1비우기를 하면서 얼마나 내가 많은 물건을 소유하고 비우는가 눈으로 확인하며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게 되었고 제로웨이스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되었어요.

그리고 내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미니멀라이프'가 아닌 '심플라이프'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죠.


현재 오가닉맘은

1년동안옷안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새 집에서 당근으로 꾸민 우리집을 소개하고 있어요.

앞에서 말씀드렸던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해보고자 진행하고 있는 혼자만의 제로웨이스트프로젝트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심플라이프를 공유하고 있어요.

미니멀라이프에 관심 있는 분들, 저랑 소통하고 싶은 분들은


인스타그램 simple_life_organicmum 을 팔로우 해 주세요.

그리고 브런치에서 보고 왔다고 꼭 말씀해 주세요.

이런 해시태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상_오가닉맘

#미니멀하우스_오가닉맘

#미니멀옷장_오가닉맘


http://www.instagram.com/simple_life_organicmum




▼네이버리빙판에 소개된 거실



▼현관

앞에서 말했던 애매한 공간, 주방 앞 공간이에요.

이곳에 식탁을 놓으면 현관앞 식탁이 되는 곳이죠 ㅎ




작가소개 및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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