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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ganicmum Apr 09. 2024

[심플라이프] #07 공부 잘하는 아이가 사는 집

가정환경이 미치는 영향

공부가 인생에 중요한가


우리는 인생에서 공부가 중요했던가?


각자의 경험에 따라 공부가 중요하고 안 하고를 평가할 것이다.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좋은 기업에 취업한 사람은 공부가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할 것이고 학교 공부는 잘 못했지만 건실한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인생에서 공부가 그리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공부'라고 하면 흔히들 '학교공부'를 생각하는데, 내가 말하는 공부는 ' 총체적인 배움'이다.


'배움'이라는 것은 학교 공부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알아야 하는 것들이다.

'배움'은 '공부'와 같은 개념이지만 '학교공부'보다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놀이도 공부다


책을 많이 읽는 아이는 누구나 칭찬을 한다.

책을 많이 읽으면 학교 공부를 잘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놀이를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하거나 자랑하는 부모는 별로 본 적이 없다.

놀이가 학교 공부로 이어질 것이라고 별로 기대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은 그 나이에 맞는 발달이 있고 그 시기에 필요한 공부가 있다.


아직 36개월이 안 된 둘째가 요즘 즐겨하는 놀이가 있는데 바로 가위질이다.

가위질을 좋아해서 보이는 종이마다 다 자르려고 한다.

그래서 종이를 한 뭉치 주고는 이건 잘라도 되는 종이라고 알려주었다.

뒤돌아서면 집이 종이 조각들로 난장판이 되어있다.


3,4살의 아이가 가위질을 해서 온 집안을 종이 조각들로 어지럽히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화를 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묵묵히 치우거나 아이에게 치우라고 혼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 남편은 처음에 왜 이렇게 어지럽히느냐고 아이를 다그쳤다.

나는 그냥 두라고 했다.

왜냐하면 아이는 가위질을 연습하면서 소근육을 발달시키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시키지 않아도 자기에게 필요한 공부를 알아서 하게 마련인데 부모가 그걸 모르고 혼내면 아이는 공부를 그만하게 된다.


아이는 그 나이, 그 월령에 필요한 '인생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므로 칭찬은 하되 뒷정리하는 것까지 함께 알려주어야 한다.

가위질을 열심히 하는 아이에게 어지럽힌다고 혼내면 그 아이는 가위질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가위질하는 게 뭐 그리 큰 인생의 공부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연필을 잡기 위해서는 손가락근육이 발달되어야 한다.

학령기에 들어서 아이가 유독 글쓰기를 싫어하거나 글씨가 안 예쁘다면 아이에게 연필 잡는 훈련이 되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색연필, 크레파스로 그림을 많이 그려본 아이들, 가위질을 많이 해 본 아이들은 손가락 근육이 발달해서 연필 잡기도 쉬워진다. 연필이 잡기 쉬워야 글도 똑바로 쓰고 손의 힘조절도 잘해서 글자를 잘 쓰게 된다.

가위질은 아이에게 아주 훌륭한 놀이이고 공부였던 것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의 특징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정리정돈을 잘한다.

책상정리, 노트정리, 가방정리, 시간정리등 대부분의 정리를 깔끔하게 잘한다.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를 잊지 않고 하고 준비물을 잘 챙기고 자신이 보기 좋게 노트를 정리하고 필요한 정보를 잘 기억한다.

평소에 잘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으면 시험공부를 할 때도 필요한 것을 빨리 찾아서 중요한 부분을 집중해서 복습할 수 있다.

즉,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공부를 잘한다고 좋은 기업에 취직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기업에 취직한 사람들은 대부분 공부를 잘 한 사람들이다.


기업은 신입 사원을 뽑을 때 '학업을 성취를 하기까지의 과정을 평가'하는 것 외에는 달리 사람을 뽑는 기준을 세우기가 어렵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계획을 잘 세워야 하고 수업에 집중하고 공부에 시간을 들이고 노력해야 한다. 일을 하는 과정도 공부를 하는 과정과 비슷하기 때문에 학업 성취능력을 보고 인재를 판별하는 것이다.


어떤 회사든 새로 입사하면 그 회사에서 요구하는 스킬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습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상사의 지시에 따라 실행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기업은 한정된 시간과 기간 동안에 기대하는 만큼의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훈련된 사람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배움에 대한 자세와 삶의 태도가 중요하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자세와 태도를 가지고 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나 일을 잘하는 사람은 공통점이 있는데,

어떤 일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욕구는 절제하는 훈련이 되어있다.

놀고 싶은 욕구, 자고 싶은 욕구를 자제하고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목표를 위해 전진하는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시간과 주변을 정리할 수 있는 아이가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되고 일을 잘하는 인재가 된다.

집에서든 학교에서든 교우관계에서든,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분별하고 중요한 일에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불필요한 요소가 없으면 상대적으로 중요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미니멀한 집에는 중요한 것들이 부각되게 마련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의 집


'공부'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배우는 것들, 즉 '배움'이라고 생각했을 때,

공부 잘하는 아이가 사는 집은 어떤 집이어야 할까?


거실서재화, 거실 공부방으로 된 집이 정답은 아니다.

아이의 나이와 라이프스타일, 취향에 맞게 공간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유아기의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

누워만 있던 아이가 어느새 배밀이를 하고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다.

구강기에는 온갖 물건들을 입에 넣기 때문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아이가 가지고 놀 수 있는 놀잇감이 눈앞에 있는 환경이 좋다. 즉, 적당한 자극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들은 필요하다. 놀잇감으로 몸을 사용하려는 동기를 만들어주면 더 빨리 발달한다.


혼자 걸어 다니고 앉아서 놀이를 할 수 있을 때에는 눈높이에 맞는 낮은 책장에 놀잇감과 책들이 보여서 쉽게 꺼낼 수 있도록 해 주면 좋고 아이가 연필을 잡고 공부를 시작하는 시기에는 거실에 테이블이 있으면 좋다.


테이블에 책을 쌓아두고 책을 읽는 걸 좋아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빈백 같은 편안한 의자에 기대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


아이의 취향에 따라 집을 이리저리 바꿔가면서 가장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정리 정돈하는 부모의 역할이다.


지나치게 아이 중심으로 집을 구성하면 엄마 아빠가 쉴 공간이 없어진다.

아이의 공간과 엄마 아빠의 공간을 적절히 나누고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유아기든 학령기든 아이가 한곳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변을 정돈해 주는 것은 중요하다.


장난감을 쉽게 찾을 수 없고 꺼내기 불편하면 아이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 않게 된다.

책도 아이의 키높이에서 눈에 잘 들어오는 곳에 배치해야 아이가 직접 꺼내서 보게 된다.


학습을 하는 시기가 되면 학습에 필요한 책이나 문구를 한 곳에 모아두고 공부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시간을 줄여줘야 한다. 아이가 문제집을 찾으라 책상을 치우느라 시간을 흘려보내면 그만큼 공부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작 공부도 시작하기 전에 필요한 에너지를 다 소모해 버리기 때문에 공부에 몰입하기가 어렵다.


어른들도 어지러운 집보다는 눈에 거슬리는 것이 없는 카페에서 일을 할 때 능률이 오른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공부를 하려고 할 때 주변에 유혹하는 물건들이 있으면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


공부를 하는 시간은 고독하고 자신과의 싸움의 시간이다.

공부의 열매는 달콤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어렵고 힘든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 아이들에게 공부해라고 방에 넣어두고 부모들은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으면 아이들이 과연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공부할 때는 부모도 함께 옆에서 공부를 하든 책을 읽든 비슷한 행위를 하는 것이 좋다.

집안일을 하든 회사의 일을 하든 무언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들도 따라서 열심히 하게 되어있다.


아이에게 말로 교육하지 말고 몸으로 보여주는 교육을 해야지 설득력이 있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라 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부모들은 공부 잘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지혜가 있는 분들이다.


본인이 공부를 잘했다고 해서 자녀의 공부를 잘 시키는 것은 아니다.

또한 그 반대도 아니다.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이해하고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한다면 아이는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



어릴 때의 경험이 중요하다


어릴 때 사교육을 많이 받고 자란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도 사교육을 많이 시키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 공부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일수록 사교육에 많이 의존한다.


나는 사교육을 받지 않고 중고등시절을 보냈는데 사교육을 받지 않는 것만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필요한 과목이 있으면 그 부분을 보충해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과도하게 외부에 의존하면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렇지 못한 환경을 만날 때 유연하게 대처하기가 어렵다.

 

유학을 갔을 때, 현지의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나는 우리나라 고등학교 과정의 수학공부를 다시 해야 했다.

고등학교 때도 혼자 공부했었기에 유학 가서 혼자 공부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그리고 경제와 사회, 문화에 대한 시험이 있었는데 유학생시험을 가르쳐주는 학원이 당시에는 별로 없어서 대부분의 유학생들이 혼자 공부해야만 했다.

나는 그때 내가 중고등학교 때 혼자 공부했던 경험이 빛을 발하는 시기를 맞이했다.


중고등학교 때는 사교육을 받는 아이들 속에서 빛을 발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유학생으로 타국에 갔을 때 모든 한국 유학생들이 동일한 조건으로 공부를 하고 시험을 치는 상황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페어게임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등한 상황에서는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가진 사람이 빛을 발할 수밖에 없다.


학창 시절은 짧지만 '인생의 공부'는 끝이 없다.

아이들에게 떠먹여 주는 공부를 하는 환경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먹을 수 있는 환경으로 격려해 주는 것이 좋다.


좋은 공부 습관을 가지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어려서부터 알게 하는 것은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사는 집에는 그것을 가르쳐주는 부모가 있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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