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톡식 컬처

톡식 리더 (Toxic Leader) II

가장 대표적인 톡식 리더의 3가지 유형

by Jay

톡식 리더들의 유형은 다양하지만 이들은 어느 정도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어두운 성격의 3요소’에 해당하는 나르시시스트형 리더와 마키아벨리형 리더, 그리고 사이코패스형 리더들은 자기중심적이고 상대방에 대한 공감능력이 부족해서 타인의 희생에 둔감한 경우가 많고 최소한의 양심이나 도덕을 지키고자 하는 윤리의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이들은 지금까지 조직에서 성공하고 생존하는데 자신에게 도움을 주었지만 한편으로 리더로서의 성공을 방해할 수도 있는 자신의 성격을 상황이나 맥락에 관계없이 아주 일관되게 드러냅니다. 이를 테면 화를 내지 말아야 할 상황에서도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는 효과적인 리더들이 자기 스스로의 성향에 대해 인식하면서 상황에 따라 의식적으로 유연하게 행동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보여주는 또 한 가지의 공통점은 스스로에 대한 자기 인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나타내는 성격과 행동이 구성원들과 조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톡식 리더들이 보여주는 성격과 행동들은 어찌 보면 인간으로서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습니다. 톡식 리더들의 성격은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고 자신의 불안을 관리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사용하면서 발전시켜 온 각자의 자연스러운 생존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하게 리더들은 자신이 가진 성격의 강점을 통해 성공해서 지금의 자리까지 이르렀습니다. 한편으로 보면 그러한 이유로 더욱 자신에게 편한 방식을 계속적으로 고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을 성공하도록 도와준 바로 그 성격 강점이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신의 발목을 잡을지도 모르는데도 말입니다.


최근 미국과 영국 등에서 활동하는 임원들의 웰빙에 대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임원들 중에 약 41%가 스트레스를 자주 혹은 항상 겪고 있고 36%의 임원들은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라고 합니다. 리더들은 성과에 대한 압박이나 의사결정에 대한 부담, 그리고 자신이 이끌고 있는 조직에 대한 관리 책임으로 인해 하루에도 여러 차례 스트레스를 느낄 수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이 가진 성격의 어두운 면을 드러낼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톡식 리더들과 그렇지 않은 리더들의 가장 큰 차이는 자신의 성격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러한 성격이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서 어떻게 조직과 구성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스스로 인식하고 이를 자신의 강점으로만 활용할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어두운 성격의 3요소에 해당하는 가장 대표적인 톡식 리더의 3가지 유형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르시시스트형 리더 : “자신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독불장군 같은 리더”


나르시시스트(Narcissist)라는 용어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습니다. 나르시스(Narcissus)는 아름다운 청년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져 자신의 모습만을 바라보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모습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물속에 비친 자신을 보고 빠져 죽는 바람에 결국 물속에 비친 자신의 사랑을 얻지 못했습니다. 자신을 사랑한 청년 나르시스에서 유래한 나르시시스트라는 용어는 오늘날에도 자기애가 높고 자기 중심주의에 집착하는 사람을 묘사할 때 사용되고 있습니다.

조직에도 청년 나르시스와 비슷하게 자기애가 강한 리더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감이 넘치고 자기주장이 강하기 때문에 어떠한 어려움이나 역경 속에서도 독자적으로 일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이는 리더로서 역할하고 성장하는데 큰 강점이 됩니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형 리더들의 지나친 자신감은 한편으로 부정적인 면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높기 때문에 ‘잘한 일은 내 탓, 안된 일은 남 탓’의 사고가 강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나 전략이 실패했을 때도 스스로 책임을 지기를 거부합니다. 나같이 뛰어난 사람이 실패할 리가 절대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기대하던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 상황과 결과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해석하면서 타 부서의 협력 부족이나 부하직원들의 무능함을 핑계삼을 수 있습니다.

조직에서 나르시시스트형 리더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에 반대하는 동료나 부하직원들에 대해서 참지 못합니다. 반대 의견이 마치 자신의 이미지나 명예에 대한 공격이라고 인식하면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인정하지 않고 주변의 피드백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에 대해서 특히 “일을 잘하지 못한다.” 혹은 “무능력하다.”라는 이미지로 가십이나 루머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이들을 괴롭히면서 고립시키기도 하며 심지어 조직에서 내보내기까지 합니다. 나르시시스트 리더들이 이러한 행태를 보이는 이면에는 역설적이게도 바로 이들의 마음속에 연약한 자아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이렇게 연약한 자아를 드러내지 않고 숨기기 위해서 자신의 성공과 뛰어남을 홍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나르시시스트형 리더들은 자존감이 높으면서도 또한 쉽게 사라지기도 해서 타인으로부터 끊임없이 스스로를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나르시시스트형 리더들의 또 다른 특징은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과도한 자신감으로 무모한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감이 넘치다 보니 무슨 일이든 잘할 수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자기 확신이 강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의 주목을 끌 수 있지만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인수합병이나 전례가 없는 획기적인 조직변경 등을 충분한 검토도 하지 않고 대담하게 결정하고 자신 있게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자신들의 이러한 거침없는 의사결정에 대해서 자기 나름대로 합리화를 합니다.


나르시시스트형 리더가 이끄는 조직은 어떠한 분위기일까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나르시시스트형 리더들은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은 리더의 의견에 반대하는 의견을 자유롭게 내지 못하면서 리더의 생각에 보조만 맞춰주는 수동적인 분위기가 나타나게 됩니다. 게다가 이들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전달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정보를 얻을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게 되어 조직 내 소통이 원활하지 않게 됩니다.

리더가 주인공이 된다고 하면 누군가는 배경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조직에서 그러한 배경이 되는 사람들이 바로 부하직원들이나 동료들이 됩니다. 그러다 보면 구성원들은 마치 주체성이 없는 기계의 부속품처럼 스스로의 존재감조차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나르시시스트형 리더들은 성취라는 가치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자신들의 기여나 성과에 대한 인정을 리더에게 빼앗길 수 있고 이로 인해 스스로의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나르시시스트형 리더들은 조직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이익이나 권력을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조직의 원칙이나 규칙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조직 내에 리더가 원칙을 먼저 바로 세우지 않는다는 불공정한 문화가 만연하게 되면서 조직 내에서 신뢰와 책임의 조직문화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또한 이들이 보여주는 변덕스럽고 실용성이 떨어지는 의사결정은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실행하는 조직 운영의 안정성을 파괴시킬 수도 있습니다.


자신감은 리더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큰 강점입니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형 리더들이 직원들을 존중하지 않고 자기주장만 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조직의 공정성을 해치는 성향을 보면 왜 이들이 대표적인 톡식 리더유형들 중 하나인지 이해하기에 충분합니다.



마키아벨리형 리더 : “자신의 목적 달성이라면 수단 방법을 안 가리는 권력추구 리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정치사상가인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는 그의 저서 군주론에 리더는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군주는 자신의 지위를 보호하고 권력을 확장하기 위해서 어떠한 수단을 사용해도 된다고 썼습니다. 군주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심지어 비도덕적인 방법을 사용해도 된다고 정당화하는데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민중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언뜻 보면 마치 역사책에나 나올법한 고전적인 리더의 모습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현대 사회에도 이와 같은 성향을 가진 리더들이 바로 우리 주변에 버젓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마키아벨리형 리더들은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고자 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조직을 완전히 장악하고 구성원들을 마치 도구처럼 활용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활용합니다. 이들은 보통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부족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착취하면서도 타인들이 입을 수 있는 희생이나 손해에는 둔감한 편이며 자신의 행동에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않습니다. 이들은 오히려 자신이 상황을 완전히 통제하고 조종하는 것을 즐기기까지 합니다.

또한 마키아벨리형 리더들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 유지할 수만 있다면 잠재적인 경쟁자와도 정치적인 동맹을 형성할 정도로 매우 현실적이고 실용적 입장을 보입니다. 물론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언제든지 기존의 정치적 동맹관계에서 철수하고 새로운 동맹관계를 맺을 수 있을 정도로 기회주의적인 모습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마키아벨리형 리더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키거나 경쟁자와도 연대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유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력을 잃거나 상황을 통제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의 전 CEO인 바비 코틱(Bobby Cotick)은 회사를 이끄는 동안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 직원들을 희생시키고 조종하려는 경영 방식을 보였던 대표적인 마키아벨리형 리더 중 한 명입니다. 그는 회사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특히 게임 개발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과도한 작업량을 부여하고 업무 마감일도 상당히 엄격하게 제시했습니다. 그는 직원들에게 달성하기 어려운 비현실적인 목표를 부여했을 뿐 아니라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불이익을 줄 것을 암시함으로써 조직 내에서 공포 분위기와 불안을 조성했습니다. 회사는 코틱의 리더십 하에서 성장을 이뤘지만 그 과정에서 직원들이 스트레스와 번아웃을 경험했으며 급기야 그의 사퇴 후 그가 폭언 등의 만행을 저질렀고 직장 내 괴롭힘을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직원들의 폭로전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2021년 보도에 따르면 바비 코틱은 2006년 자신의 비서로 일하던 여성 직원에게 음성 메일로 '죽여버리겠다'는 협박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마키아벨리형 리더가 이끄는 조직의 분위기는 어떨까요? 이러한 리더가 장악한 조직에서 구성원들은 마치 실에 매달려 리더에게 조종되는 인형과도 같습니다. 마키아벨리형 리더는 조직을 완전히 장악하고 마치 장기판의 장기알처럼 구성원들을 움직여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합니다. 이처럼 리더가 조직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하게 되면서 리더와 구성원들과의 관계는 진정성 있고 인간적인 관계라기보다는 계산적이거나 협상적인 관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하는 문화나 진정한 팀워크를 발전시키기 어렵게 됩니다.

또한, 모든 업무지시는 탑다운으로 하달되며 구성원들은 업무의 맥락이나 전후 사정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로 주어진 업무만을 수행하게 됩니다. 구성원들은 각자의 생각이나 저마다 중요시하는 동기나 욕구를 존중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며 오직 리더의 목표달성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스스로를 인식하게 되면서 자아 존중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또한 마키아벨리형 리더가 이끄는 조직에서는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조직 내에서는 성과를 내기 위한 구성원들 간의 경쟁이 촉진되고 경쟁적인 분위기가 조장될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마키아벨리형 리더들이 조직의 자원과 상황을 철저히 통제하고 관리해서 조직의 목표나 성과를 달성하는 점은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윤리와 투명성,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구성원들의 동기와 다양성을 무시하면서 이들을 조종하고 착취하면서 달성하는 성과는 어떠한 이유로든 용납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이코패스형 리더 : “멋진 슈트뒤에 숨은 독사 같이 교활하고 냉혹한 리더”


사이코패스란 사회적 규범이나 도덕적인 기준, 혹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대로만 행동하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양심의 가책이나 죄의식을 가지지 않는 반사회적 성격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사기나 거짓말, 위협 등 반사회적인 행동을 보이면서도 자신들의 악행이 드러날 경우 자신의 탓보다는 남의 탓을 하는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많은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이 누가 그때 그 장소에 내 앞에 있으라고 했냐고 따지면서 범죄의 책임을 자신 때문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전부 돌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사이코패스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기업에도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대략적으로 전체 인구의 1% 정도의 사람들이 사이코패스의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조직의 고위 관리직으로 갈수록 약 20% 정도의 관리자들이 이러한 성향을 가진 리더라고 합니다. 가끔 우리가 조직에서 만나는 리더들 중에 “어쩌면 사람이 저렇게 양심이 없을까?”라고 생각하셨던 리더가 떠오르신다면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이 저지르는 조직에서의 반사회적 행동은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 대한 차별, 남의 아이디어 가로채기나 타인에 대한 속임수 등의 부정행위뿐만 아니라, 규칙 위반, 회계 조작, 그리고 심지어 직장 내 폭력까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미국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에서는 하얀 와이셔츠에 멋진 검은색 슈트를 입은 한 기업인이 상대방에 대한 열등감과 순간적인 감정에 휩싸여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범죄를 저지르는 무자비한 냉혹한으로 돌변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사이코패스형 리더들은 이처럼 ‘정상인의 가면’을 쓰고 있고 인상관리를 아주 잘하기 때문에 겉으로 봐서는 아주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남들이 자신을 믿도록 하는 데는 상당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함께 계속 지내다 보면 기만적이고 교활하며 비윤리적이거나 반사회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사이코패스 분야의 권위자인 로버트 헤어 (Robert D. Hare) 박사는 자신의 책 ‘직장으로 간 사이코패스(Snake in Suits)’에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면서 교묘하게 남들을 속이면서 직장에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슈트 뒤에 숨은 교활한 독사와도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기업 현장에서 주로 나타나는 소위 화이트칼라 사이코패스(white collar psychopath)들은 우리가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사이코패스와 달리 폭력적이거나 범죄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사회나 조직의 규칙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고 조종합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이고 자신의 뛰어난 조종능력을 발휘해서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고 향상하고자 합니다. 이들은 동료나 직원들을 이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고 더 이상 이용가치가 없어지면 가차 없이 버려버리는데 일말의 양심이나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 냉정함을 보입니다.

이들이 보여주는 뛰어난 언변과 설득력, 그리고 카리스마와 대담함은 겉으로 봐서는 뛰어난 리더에게 기대되는 모습과 일치하기 때문에 사이코패스형 리더 중에는 임원까지 성장하는 리더가 많습니다. 이들이 위기 상황이나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일반 사람들과는 다르게 침착함을 유지하고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이게 됩니다. 한편, 겉으로는 이처럼 매력적이지만 반면 속으로는 공감력이 부족하고 마음이 차가워서 특히 위기상황이나 변화가 요구되는 순간에 해고나 구조조정을 서슴없이 단행하는 등 무자비하고 냉혹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이코패스형 리더라고 짐작해 볼 수 있는 사례로는 엔론(Enron)의 전 CEO인 제프리 스킬링(Jeffrey Skilling)을 들 수 있습니다. 스킬링은 재임하는 동안 조직 내부에 강한 경쟁과 이기주의 문화를 조장하면서 조직 전반에 걸쳐 매우 높은 성과 압박을 가하는 공감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무자비 하다고 할 정도의 성과 중심의 리더십은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높임과 동시에 이들의 비윤리적 행동을 촉발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는 또한 복잡한 파생 상품과 재무 구조를 통해 회사의 재무 상태를 조작하고 이익을 과장했는데 이러한 행동은 냉정하고 리스크를 무릅쓰는 사이코패스형 리더의 전형적인 성향을 잘 보여줍니다.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지도 못할뿐더러 책임을 지지 않고 자기만 생각하는 사이코패스형 리더가 이끄는 조직의 분위기는 어떨까요?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은 팀워크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지위나 포지션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사람을 제거하기 위해 나서기도 하고 은근히 구성원들에 대한 험담을 하면서 서로를 이간질시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이코패스형 리더들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부하직원들끼리도 경쟁을 붙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들이 이끄는 조직은 내부적인 경쟁과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양심의 가책도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사람들을 속이고 배신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서 부하직원들도 배신의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리더와 조직 구성원들 간에 신뢰 관계 형성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이들은 리더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에 도전한다고 생각하는 동료나 직원의 이름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고 끝까지 기억해서 한직으로 좌천시키거나 타 부서로 전배 시키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응징합니다. 이처럼 이들이 일벌백개식의 만행을 저지르다 보면 구성원들은 이를 교훈 삼아 리더의 의견에 반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하지 못하게 하고 조직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활력을 잃게 됩니다.

또한 이들은 조직의 성과에 대해서는 자신의 공임을 내세우고 싶어 하며 반대로 실패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려 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상사에게는 자신의 팀들이 얼마나 무능한지, 그리고 반면에 자신은 얼마나 유능한 리더인지를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이코패스형 리더가 이끄는 조직의 구성원들은 회사나 상사의 인정과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회사와 일에 대한 몰입이 떨어지게 됩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일이 잘못되었을 때 자기 조직의 구성원들의 무능함과 실패를 탓하는 리더들을 지켜본 경험이 있을 것 같습니다. 리더가 자기 조직의 실패에 대해서 자기가 책임지는 구성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습은 어찌 보면 자기 얼굴에 침을 뱉는 어리석은 행동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언변이 좋고 조직의 위계상에서 자신들보다 높은 상사들에 대해서는 잘 보이고 자하는 경향이 있고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들의 상사들은 이를 쉽게 눈치채지 못합니다.


변화가 많은 오늘날의 사회에서 사이코패스형 리더들이 보여주는 침착함이나 과단성 있는 추진력은 리더로서 큰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고 남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자기중심적인 모습은 구성원들이 진정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방해해서 몰입을 떨어뜨리고 조직분위기를 침체시키는 톡식 리더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톡식 리더 (Toxic Leader)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