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매니징 리더에서 로봇 같이 차가운 리더까지
조직문화에 독성을 뿌리내리는 리더들은 앞서 소개한 '어둠의 성격 3요소'에 속하는 리더들 외에도 여러 유형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완벽주의형 리더, 히스테리형 리더, 감정 폭발형 리더, 그리고 감정 단절형 리더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각각의 톡식 리더들이 조직에서의 의사결정,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협력 방식 등으로 나타나는 조직문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완벽주의형 리더는 작은 디테일까지 꼼꼼하고 정확하게 관리하는 리더로 흔히 마이크로매니징 리더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완벽주의형 리더에 가까운 인물로는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를 들 수 있습니다. 머스크는 언론과의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완벽주의자가 아니라고 부인하면서도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세한 세부사항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머스크는 최근 출시된 사이버트럭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현재는 X로 사명을 바꾼 트위터가 서버를 어디에 배치할지에 이르기까지 아주 사소한 의사결정에도 상당히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머스크 이외에도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도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챙기는 완벽주의형 리더로 잘 알려진 사람들입니다. 아마 이들 중에 스스로 완벽주의자라고 인정하는 완벽주의형 리더는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그만큼 완벽주의에 대한 기대가 높고 항상 스스로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낄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직에서는 이러한 완벽주의형 리더들이 상당히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데 그 이유는 완벽을 추구하는 꼼꼼함을 자신의 강점으로 활용해서 리더가 되기 전부터 계속 성과를 잘 내면서 리더의 자리까지 올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리더의 역할 수행 측면에서 이러한 완벽주의는 방해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리더에게는 디테일에 대한 집중보다는 큰 그림으로 현상을 바라보고 사고하는 능력이 더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세부적인 사항 하나하나에 꼼꼼한 이유는 실패가 두려워서라기보다는 조금이라도 흐트러진 무질서의 상태를 피하고자 하는 질서에 대한 강박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여러분의 상사가 보고자료의 실질적 내용보다는 줄맞춤이나 글의 간격 등 형식이나 스타일적인 부분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 완벽주의형 리더가 아닌지 합리적으로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질서에 대한 강박이 있다 보니 이들은 자신의 삶에 영향을 주는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시도합니다. 예측에서 벗어나는 것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전에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과제나 업무에 대해서는 사전에 철저하게 검증하려고 시도하면서 의사결정을 해야 할 바로 그 시점에 필요한 결단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들의 완벽성은 특히 일이 잘 되지 않을 때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성과를 만회하기 위해 더욱 기준을 높여서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일이 잘 되지 않을 때 일의 우선순위를 따지지 않고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려고 하면서 완벽주의형 리더 스스로는 번아웃이나 스트레스의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완벽주의형 리더가 이끄는 조직은 어떤 분위기일까요? 이들은 질서나 조직화, 효율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많아서 지금까지 문제없이 수행되어 오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를 싫어합니다. 이들은 규정이나 규율, 그리고 선례를 중시하기 때문에 조직 전체적으로 새로운 실험이나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오기 어려운 관료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큽니다.
여러분도 예상하겠시지만 완벽주의형 리더가 있는 조직에서는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일을 믿고 맡기지 못하고 업무 하나하나에 간섭하면서 개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리더가 답답한 마음에 구성원들로부터 업무를 아예 가져와서 자신이 직접 처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구성원들에 대한 권한위임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구성원들의 성장이나 육성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항상 사람보다는 일이 우선이 되다 보니 구성원들의 요구나 기대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주지 않아서 구성원들은 리더에 대해서 쉽게 실망해 버리게 됩니다.
완벽주의형 리더들은 즉흥성이나 순발력이 부족하고 항상 사전에 정해진 대로 움직이는 것을 선호하면서 통제력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 항상 긴장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리더들이 이끄는 조직의 구성원들은 자율성이나 책임감, 주도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꽉 짜인 상태에서 일하다 보니 운신의 폭이 없는 답답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상황을 직접 통제해야만 직성이 풀리기 때문에 조직 내에 규칙이나 규율, 보고 체계 등 여러 통제나 감시 장치들을 마련해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직원들의 업무를 자주 그리고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직원들 입장에서는 숨이 막힌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들이 구성원들의 뒤에 서서 어깨너머로 일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감시하고 있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정말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이처럼 완벽주의형 리더들은 사람을 신뢰하기보다는 정해진 공식적 규칙을 신뢰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직원들과의 인간관계에서도 신뢰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들은 다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없고 어떻게 하면 일을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을지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일중심의 분위기가 될 수밖에 없고 직장 내에서 즐거움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들은 인간관계를 지배와 복종의 관계로 보기 때문에 자신의 상사에게는 존경을 표시하거나 아첨을 하는 반면에 자신의 부하직원들에게는 아주 독단적으로 대하면서 보호해주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조직 전체적으로 구성원 간의 신뢰나 팀워크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완벽주의형 리더들은 일의 우선순위나 경중에 관계없이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기 위해서 모든 주의와 관심을 기울입니다. 그렇게 되면 조직 내 자원이 업무의 우선순위에 따라 효과적으로 배분되지 못할 뿐 아니라 구성원들이 모든 일을 세심하게 처리해야 하다 보면 업무량이 많아져 스트레스가 높아져서 번아웃이 올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의 완벽추구 성향은 일이 잘 안 풀릴수록 더 심해진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들은 그러한 상황에서 아마도 더 많은 일을 더 완벽하게 처리하려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완벽주의형 리더들은 일에 대한 기대 수준이 보통사람들에 비해서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보통사람이 100 정도면 만족할 성과는 완벽주의형 리더들에게 있어서는 그저 보통 정도의 성과 수준에 불과합니다. 워낙 성과에 대한 기준이 높다 보니 웬만한 성과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못하며 심하면 구성원들의 능력을 의심하면서 혹독한 평가를 하게 되고 직원들은 이를 버티지 못해 나가떨어질 수 있습니다.
완벽주의형 리더들이 모든 일을 완벽하고 꼼꼼하게 처리하는 것은 리더가 아닌 실무자로서의 강점일 수 있습니다. 이들이 구성원들을 믿지 못하면서 직원들의 자율성과 주도성을 제한하는 모습과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고 모든 일에 집중하도록 하는 모습은 구성원들을 상당히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회의 석상에서 손동작을 크게 하고 큰 목소리로 끊임없이 말을 많이 하면서 회의를 주도하고 지배하는 리더들을 보신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히스테리형 리더가 보이는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남들에게 주목을 받고자 하며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다소 과장된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주변사람들의 인정과 평가에 민감하고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심지어 지키지도 못할 약속이나 거짓말까지도 하면서 말입니다.
이들에게 기업이라는 환경은 마치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하나의 무대와도 같습니다. 이들은 언변이 뛰어난 경우가 많아서 매력적인 화술로 사람들을 홀릴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는데 능숙합니다. 또한 감정적 표현이 풍부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능숙해서 자신의 감정을 주변에 쉽게 전달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들은 마치 뛰어난 대중 연설가와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보면 이들은 누구나 쉽게 갖지 못하는 리더로서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겉으로 봤을 때 리더다운 매력적인 모습은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이들은 감정의 변화가 심하고 때로는 과도한 감정적 반응을 보일 수 있으며 현실을 왜곡하거나 과장된 감정적 표현을 통해 주변 사람들의 주의를 끌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들은 언변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처음에는 매력적이고 설득력 있게 보이다가도 계속 듣다 보면 말의 초점이 흐려지면서 나중에는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까지 하는 것이 결국에는 드러나 버립니다. 이들이 하는 말은 진정성이 부족하고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남발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구성원들이나 동료들의 신뢰를 잃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전 대통령이자 최근 재집권에 성공한 도날드 트럼프(Donald Trumph)는 대표적인 나르시시스트형 리더이기도 하면서 동시 히스테리형 리더의 모습도 가지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참 창궐하던 시기에 백악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가정용 소독제를 주사하면 1분 안에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 효과가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발언은 당시 큰 논란을 일으켰고 전문가들은 소독제를 주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히스테리형 리더들이 이와 같이 행동하는 이유는 바로 다른 사람의 과도한 관심과 승인을 바라는 이들의 욕구에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신이 인정받지 못하거나 거절당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히스테리형 리더도 나르시시스트형 리더나 사이코패스형 리더와 마찬가지로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강해 다른 사람보다는 자신의 욕구나 필요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아존중감과 자신감도 높아서 자신의 능력과 성과를 과시하고자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히스테리형 리더가 이끄는 조직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떨까요? 히스테리형 리더는 종종 매력적이고 긍정적인 면모를 갖고 있지만 과도한 주목을 받으려는 욕구나 자기중심적인 태도가 조직 내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들의 자기중심적 경향은 직원에 대한 동기부여나 인재개발에서도 나타나는데 구성원들보다는 자신이 부각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이룬 성과를 좀처럼 인정해주지 않고 구성원들을 성장시키는 데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이들은 성취나 승진에 직접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러한 성취나 승진이 자신을 주인공으로 부각해 줄 수 있다는 면에서 성공의 과실을 자신이 혼자 독차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자신이 당장의 주목을 받기 위해 일이나 과제를 잘 마치면 보너스를 주겠다는 등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남발하면서 허풍을 떠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지금 이 자리에서 남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행동은 처음에는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약속을 지키지는 못하게 되고 그러면서 리더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가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이들의 이러한 모습은 마치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과도 같습니다.
히스테리형 리더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말에 고분고분하거나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로 팀을 꾸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조직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 어렵고 다른 사람의 비판적 의견이나 피드백을 받기도 어려워집니다. 또한 이들은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려 하지 않고 자신만 말하면서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경향이 커서 직원들은 리더의 배경이 될 뿐 자신은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만 들게 됩니다.
이처럼 히스테리형 리더들이 보여주는 외향성이나 자신감, 그리고 뛰어난 언변 능력을 구사하면서 구성원들을 감화시키는 능력은 리더로서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당장의 주목을 받고 싶어서 하는 이들의 과장된 행동은 구성원들의 신뢰와 자존감을 크게 떨어뜨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이 성원들의 동기부여나 성장에 무관심을 나타내는 자기중심적인 면은 톡식 리더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하루에도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리더와 함께 일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오전에는 불같이 화를 냈다가 오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웃고 있는 그런 리더 말입니다.
감정 폭발형 리더들은 평소에는 상당히 에너지가 넘치고 열정적이며 추진력이 높은 모습을 보입니다. 이들의 열정과 에너지는 팀원들에게도 전염되어서 팀전체의 사기를 높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들은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고 리스크를 감수하는 과감한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스트레스 상황에서 스스로의 감정을 절제하지 못해서 쉽게 흥분하는 성향을 보이며 작은 실수에도 크게 화를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자기가 생각한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 성미가 급해지고 예민해지며 짜증을 내는 성향을 보입니다.
이들은 마치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이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기분에 따라 감정이나 행동을 쉽게 바꾸는 모습을 보입니다. 활력이 넘칠 때는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지만 기분이 나빠질 때는 구성원들에게 화를 내거나 폭언을 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전 CEO인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는 매우 열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리더였지만 그의 분노와 감정적 폭발은 종종 조직 내 스트레스를 높이고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발머는 회의 중이거나 프레젠테이션 중에 감정적으로 격해져서 소리를 크게 지르거나 때로는 엔지니어나 임원들에게 큰 소리로 화를 내거나 컴퓨터 마우스를 던지는 등 분노에 찬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그의 성향 때문에 직원들은 그의 의견에 함부로 반대하지 못했습니다. 발머의 이러한 스타일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당시 대세였던 모바일로의 전환과 혁신의 속도를 늦추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감정폭발형 리더들이 이끄는 조직은 어떤 분위기일까요? 구성원들은 이렇게 흥분을 잘하는 리더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기 때문에 리더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되며 항상 불안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아침에는 화를 버럭 냈다가 오후에는 다시 웃는 얼굴로 나타날 정도의 감정의 기복이 크고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은 항상 긴장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직원들은 리더의 눈치를 보는데 에너지가 소진되어 자신의 업무에 제대로 집중하거나 몰입하기가 어렵습니다. 리더가 나의 행동에 대해서 칭찬을 해줄지 아니면 화를 낼지 전혀 예측이 되지 않는 상황은 상상만 해도 긴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들이 이끄는 조직에서는 조직 내 의사소통도 쉽지 않습니다. 구성원들은 감정 폭발형 리더에게 쉽게 다가가서 말을 걸기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면 조직 내에서 자연스러운 소통이 어려워지고 리더와 구성원의 관계도 가까워지기 힘듭니다. 이렇게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보니 리더가 의사결정하는데 꼭 필요한 정보를 구성원들이 리더에게 전달하기를 꺼릴 수가 있습니다. 혹시나 조그마한 부정적 정보라도 전달했을 때 리더의 감정적인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조직 전체적으로 시장환경이나 고객에 대한 의미 있는 현장의 정보가 리더에게까지 전달되기 어렵습니다.
감정 제어가 잘 안 되는 감정 폭발형 리더는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있고 자신의 기분에 따라 행동을 갑자기 바꾸는 변덕스러운 모습도 보입니다. 이러한 리더의 성향은 조직 내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저해할 수 있고 직원들 간에 불만이나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들은 직원들의 감정을 무시하거나 억누르는 경향이 있고 이는 직원들의 몰입과 창의성을 억제할 수 있으며 조직 내에서 협력과 협업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감정폭발형 리더들이 보여주는 열정과 에너지, 그리고 추진력은 구성원들을 동기부여 시키는 등 리더의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기분에 따라 보이는 격한 분노의 표현이나 폭언, 그리고 자신의 기분에 따라 공정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직원들의 에너지를 소진시키고 진정한 관계를 구축하기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톡식 리더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 주위에 구성원들과 회식을 잘하지 않으려 하고 팀회의도 웬만해서는 하지 않으며 구성원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업무적인 관계만 유지하려는 리더가 있으신가요? 이러한 성향의 리더들은 타인의 감정을 알아차리는데도,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도 매우 서툽니다. 또한 이들은 즐거움이나 슬픔 등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도 공감해주지 않기 때문에 이들과 마주해서 대화를 하다 보면 마치 로봇과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앞서 감정폭발형 리더들이 자신의 감정을 너무 과도하게 드러내서 문제였다면 감정단절형 리더들은 감정 표현이 너무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조직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구성원 개개인의 성향이나 감정상태를 인식하고 반응하면서 이들을 동기부여해야 하는데 이런 유형의 리더들은 이에 상당히 미숙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리더들이 이끄는 조직의 구성원들은 리더가 나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들이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피하면서 거리를 두는 것을 보면 겉으로는 다른 사람들의 칭찬이나 비평, 그리고 감정에 무관심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이유는 혹시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입지 않을까 두려워서 선제적으로 거리를 두거나 회피하고자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이처럼 자신의 감정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감정에 압도당할지 모른다는 염려가 커서 자신과 감정 사이에, 그리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 간에 적당한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감정을 통제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따뜻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는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 전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별명중의 하나는 의외로 ‘감정이 없는 오바마(No Drama Obama)’입니다. 오바마는 2010년에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가 일어났을 때 위기 상황에서도 전문가들로 팀을 꾸려서 상황을 처리하려는 침착함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는 역사상 가장 큰 해양 원유 유출사고라는 비극적 상황에서 피해자들에 대해 공감과 위로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논리적이고 냉철한 문제해결에만 초점을 두는 차가운 모습을 보임으로써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감정 단절형 리더들은 다른 사람이나 외부세계에는 아예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자신에게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른 사람들과의 감정교류나 친밀한 관계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회피하고자 하는 경향이 큽니다. 이들은 혼자 있고 싶어 하고 다른 사람들 일에는 아예 관여를 하고 싶지 않아 합니다. 이들이 팀장과 같이 직원을 관리하는 리더의 역할을 담당하더라도 팀원들과 일정 정도의 거리를 두면서 더 이상 친해지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감정 단절형 리더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보다는 혼자 자기만의 프로젝트를 담당하면서 일하는 것이 편한 연구원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특성이 바로 다른 사람을 통해 성과를 내야 하는 리더의 역할을 수행할 때 감정단절형 리더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약점이 됩니다.
이처럼 감정 단절형 리더가 이끌고 있는 조직은 어떤 분위기일까요? 마치 차가운 얼음과 같은 느낌일 것입니다. 이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공감일 것입니다. 이들은 다른 구성원들의 감정 상태나 생각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또한 관심도 없기 때문에 구성원들을 격려하거나 동기부여하면서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합니다.
조직 내에서의 리더의 소통은 주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일중심의 소통이며 구성원 간의 정서적인 소통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소통의 방식도 대면보다는 문서나 이메일, 메신저 등을 통한 소통을 선호합니다. 팀회의가 시작되기 전이나 끝날 때의 일상적인 대화도 거의 없는 편입니다. 일상적 대화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오늘 날씨가 좋네요” 정도의 상투적인 인사 정도로 끝나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리더와 구성원 간의 정서적 소통이 제한되면서 구성원들은 관계가 더 이상 친밀해지지 못하고 하나의 팀이라는 느낌도 잘 들지 않게 됩니다. 서로 간에 교류가 적다 보니 구성원들은 자신의 리더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감정 단절형 리더는 구성원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상대의 입장에서 공감해주지 못하고 구성원들이 정작 리더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도와주지도 않습니다.
팀 내 의사결정에서는 리더가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거나 반영하지 않고 리더 스스로 고민해서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편이어서 구성원들은 일방적이거나 독단적이라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아예 만남자체를 피하려고 하고 사람들 간의 관계를 중재할 수 있는 능력도 없기 때문에 조직의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나 논쟁이 있으면 직면해서 해결하기보다는 한발 물러나면서 회피하는 성향을 보입니다. 또한 팀 내에서의 협업이나 부서 간의 협업에도 소홀한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 단절형 리더는 워낙 다른 구성원들과 교류가 없고 혼자 있기를 좋아해서 결국 리더십의 부재나 공백 상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리더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생겨나는 공백은 권력을 추구하는 다른 시니어 직원들로 채워지면서 조직 내 정치가 발전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조직 내 경쟁이 성행하다 보면 조직 내부적으로는 서로 권력을 얻기 위한 투쟁이나 암투가 벌어질 수도 있고 조직 외부보다는 내부에 초점을 두게 되면서 외부 환경 변화의 중요한 흐름을 놓치게 될 수 있습니다.
감정 단절형 리더들은 이러한 냉담한 스타일 탓에 한편으로 좋은 모습도 보입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합리적이고 냉철한 판단을 잘하면서 문제를 잘 해결해 내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장 이상적인 리더의 모습은 바로 따뜻해야 할 때 따뜻하고 냉정해야 할 때 냉정한 리더일 것입니다. 이들이 보여주는 일중심의 소통과 공감이 부족한 모습은 구성원들의 동기나 몰입을 약화시키고 팀워크를 저해하는 톡식 리더의 특성을 보여줍니다.
다음 글에서는 나머지 3개 유형의 톡식 리더인 수동공격형 리더, 회피형 리더, 그리고 의존형 리더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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