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어두운 성격 특성을 동시에 지니는 톡식 리더
수동공격형(passive-aggressive)이란 용어는 겉으로는 수동적이지만 속으로는 공격적인 나타내는 성향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수동공격형 리더들은 자기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감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좀처럼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도대체 속을 알 수가 없는 리더가 바로 수동공격형 리더입니다. 여러분의 상사가 회의에서 여러분의 아이디어에 대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수동공격형 리더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겉으로는 ‘예스(Yes)’지만 속으로는 ‘노(No)’인 것입니다.
수동공격형 리더는 겉으로 보면 착하고 호의적인 사람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속내를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불만이 있으면 무엇이 불만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주면 좋겠는지 자신의 생각이나 욕구를 말로 표현해 주면 좋겠지만 이들은 자신의 불만을 말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은근히 표현합니다. 예를 들면 함께 협력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내려야 할 결정을 일부러 지연시키거나 자신만의 데드라인을 가지고 자신이 담당한 일을 약속했던 일정보다 일부러 늦게 전달해 주는 방식처럼 말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불만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강한데, “내가 없으면 어디 잘 되나 보자”라고 하면서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를 보이콧하면서 갑자기 잠적해버리거나 심한 경우 퇴사를 해버리는 방식으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수동공격형 리더들이 이처럼 상대방에게 자기 속내를 진정성 있게 드러내지 않는 행동을 보이는 이면에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다른 사람들과 갈등상황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는 불안을 피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수동공격형 리더와 가까운 인물로는 테슬라(Tesla)의 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를 들 수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일반적으로 카리스마 있고 추진력이 강한 리더로 알려져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수동공격적인 행동을 보였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원들의 비판이나 조직 내 의견 충돌에 대해 그 자리에서 직접적으로 대응하고 소통하기보다는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그의 소통 방식은 때때로 조직 내부에서 불확실성을 키우고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수동공격형 리더들이 이끄는 조직은 어떠한 분위기일까요? 수동공격형 리더들은 자신의 속내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에둘러서 이야기를 하는 경향이 많다 보니 직원들은 리더의 의도나 목표를 명확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어 조직 내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수동공격형 리더들의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은 직원들에게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는 등 구성원들과의 신뢰 구축을 어렵게 합니다. 예를 들어 조직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경우에도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모든 것이 문제가 없고 잘 될 것이다라고 직원들을 설득하고는 자신은 뒤에서 다른 회사로 이직하기 위한 이력서를 준비하는 등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구성원들은 이와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때 리더의 솔직함과 진정성을 의심하게 되고 리더가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리더가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구성원들을 이에 대해 냉소적으로 대하게 되면서 조직 전체가 활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수동공격형 리더들은 감정적 충돌이나 갈등을 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서 업무적 갈등이 해결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타 부서와의 업무적인 갈등상황에서 실무자들은 윗선에서 리더들끼리 조율을 해주기를 기대하지만 수동공격형 리더들은 부서 간 갈등을 방치하면서 관련 부서에 다른 방식으로 은근히 거절하거나 저항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팀이 협업이나 팀워크를 제대로 발휘하기가 어려우며 직원들은 불안해지고 결국에는 지쳐버리게 됩니다.
수동공격형 리더들은 공적인 자아와 사적인 자아가 따로 존재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서 구성원들과 진정한 관계를 구축하기 어렵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사적인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구성원이나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수동공격형 리더와 관계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데도 그 이상의 좋은 관계로 더 발전되지 못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구성원들과의 팀워크나 타 부서 리더들과의 파트너십이 더 공고히 구축되기 어렵게 됩니다.
의사결정 측면에서 수동공격형 리더들은 결정을 제때에 하지 않고 미루거나 책임을 회피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조직 내에서 업무 효율성이 감소하고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또한, 직원들은 리더로 인해 발생하는 업무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으로 인해 동기부여가 되지 않게 됩니다.
한편으로 보면 수동공격형 리더들이 자신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 겉으로는 상대에게 맞추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조직에서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하는데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솔직히 전달하지 않고 속으로만 화를 내고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조직에서의 의사소통이나 갈등해결을 어렵게 합니다. 또한 이들의 솔직하지 못한 소통방식은 구성원들과 진정한 관계 구축이나 팀워크를 어렵게 합니다.
회피형 리더는 고난이나 역경의 상황에서 이에 직면하지 않고 한발 물러나서 피하는 성향이 있고 실수나 실패를 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중요한 의사결정과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의사결정의 경중이나 우선순위에 따라 힘을 조절하기 마련이지만 회피형 리더들은 모든 의사결정 사안에서 실수나 실패를 피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매우 신중한 스타일인 것입니다.
회피형 리더들은 처음에는 새로운 업무나 프로젝트에 열정을 가지고 달려들지만 이내 쉽게 열정이 식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구나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장애요인에 직면하게 되면 아예 진행을 중단해버리기도 합니다. 혹시나 프로젝트가 잘못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최초에 승인되었던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아무런 설명 없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다 보니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구성원들은 조직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는 느낌을 갖게 되어 조직에 대한 신뢰가 무너 저버리게 되기도 합니다. 회피형 리더가 이러한 성향을 보이는 이면에는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비판이나 실패,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미리 피해서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하는 이들의 방어기제가 있습니다.
회피형 리더가 보이는 이러한 신중함은 충분한 분석과 검토를 통해서 의사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실패나 실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특히 중요한 의사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는 너무 지나치게 신중해서 분석하고 또 분석하면서 앞으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하는 분석마비(analysis paralysis)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의사결정이 지연되게 되고 막상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점에 적절하게 판단하지 못해서 좋은 기회를 놓치는 수도 있습니다.
회피형 리더의 사례는 시스코 시스템즈(Cisco Systems)의 전 CEO인 존 체임버스(John Chambers)를 들 수 있습니다. 체임버스는 시스코의 전략적 결정에 있어서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과도하게 분석에 매몰된 경향을 보이면서 결정을 미루거나 지나치게 신중한 접근을 취했습니다. 이는 회사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속도를 떨어뜨리고 시장의 변화에 제때에 대응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이 때문에 시스코는 새로운 기회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예를 들어, 시스코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미루거나 실행을 지연시켰습니다. 체임버스의 회피형 성향은 시스코가 경쟁 업체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잃게 되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회피형 리더가 이끄는 조직은 어떤 분위기일까요? 회피형 리더가 담당하는 조직의 구성원들은 끊임없이 분석을 요구하는 리더의 요구에 지쳐서 나가떨어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실행하기도 전에 회피형 리더를 만족시키기 위해 수많은 분석자료를 수집하고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구성원들 입장에서는 경영진의 의사결정까지 가기도 전에 넘어야 할 너무도 큰 산이 앞에 버티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회피형 리더의 성향은 조직의 자원을 실행보다는 분석에 과다하게 분배하고 조직의 의사결정을 지연시키기 때문에 조직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고 좋은 기회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회피형 리더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위험감수나 창의적인 문제해결을 하지 못하게 하면서 조직의 혁신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전에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일에 대해서는 무언가 잘못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항상 머릿속에서 앞서기 때문입니다. 경쟁사가 전에 없던 신제품을 개발하면서 시장을 주도해 나가는 상황에서도 회피형 리더는 과거에 입증된 안전한 방식을 고수하면서 위험감수를 피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구성원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거나 창의적인 상상력을 발휘하기 어려우며 이는 결국에는 조직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분위기를 침체시키게 됩니다.
회피형 리더들은 도전적인 상황이나 갈등을 피하려고 하며 결정을 미루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의견을 강력하게 단언적으로 제시하지도 않아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 방치되는 상황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반대나 거절에 대한 걱정, 그리고 갈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표명하지 않고 항상 중립적 자세를 취하기 때문입니다.
회피형 리더들이 신중하게 분석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실패나 실수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필요한 변화를 제때 이루어내지 못하거나 실행보다는 분석에 힘을 쏟는 이들의 성향은 구성원들을 지치게 하고 힘이 빠지게 합니다. 또한 구성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하면서 구성원들의 동기부여나 몰입이 어렵게 됩니다.
의존형 리더는 대체적으로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상냥하고 친절합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 주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들이 리더로 성공하게 된 배경에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나 요구를 잘 예측하고 그것을 충족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간파해 낸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의존형 리더들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높은 편이며 직원들에 대한 관리도 비교적 잘하는 편입니다.
심리적 측면에서 의존형 리더가 보여주는 리더십은 개인이나 조직의 건강을 담보로 하면서까지 다른 사람의 승인(approval)을 받거나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자신의 욕구에서 비롯됩니다. 이들은 항상 다른 사람의 공격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고 자신감도 부족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부정적인 감정이나 행동을 피하고자 합니다. 이들이 이러한 성향을 보이는 이면에는 다른 사람에게 미움받거나 거부당하는 것에 대한 불안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만족시켜주려고 하다 보니 조직에서는 일을 많이 맡아서 하는 경향이 있고 스스로도 상당히 높은 기준과 목표를 세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완벽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과 다른 사람을 실망시킬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독립적이고 주도적으로 행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혼자 스스로 의사결정하거나 자신의 입장을 줏대 있게 내세우지 못하며 항상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구해서 의사결정 합니다. 의사결정을 혼자 하면 일이 잘못될 것 같다는 두려움도 이들이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의존형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로는 HP의 전 CEO인 리오 아포테커(Leo Apotheker)를 들 수 있습니다. 그가 재직할 당시에 그는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요구되는 결단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회사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는 또한 이사회나 경영진이 제시하는 다양한 의견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자신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결정을 여러 차례 번복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모바일 운영체제인 웹 OS의 잠재력을 강조하며 이를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발표했지만 불과 몇 개월 후 돌연 웹 OS 기기를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과 조직 내부에 큰 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는 HP의 전통적인 PC 사업부 매각을 고려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 계획은 내부와 외부에서 많은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이 결정은 이사회에서 철회되었습니다. 리더로서 아포테커는 HP의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을 명확히 제시하지도 못했으며 이사회와 투자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우유부단한 결정을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면 의존형 리더들이 있는 조직은 어떤 분위기일까요? 우선 리더 스스로의 주관이 뚜렷하지 않고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직원들 입장에서 리더의 권위에 대한 인식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이들이 모두의 요구나 의견에 긍정적으로 반응을 하기 때문입니다.
의존형 리더들은 이처럼 ‘예스맨’의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요구나 요청을 쉽게 거절하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에게 요청을 하는 모든 직원들에게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게 됩니다. 의존형 리더들이 이처럼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는 상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거절하기 싫은 불편한 상황을 당장 모면하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일부 직원들과 한 약속만을 지킬 수밖에 없게 되고 리더를 믿었던 나머지 직원들은 리더에 대한 충성심이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의존형 리더들은 타인의 생각이나 감정을 잘 읽고 파악해서 반응하는 공감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주로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인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그 능력을 발휘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상사나 고객이 자신의 부하직원의 일처리에 불만을 표출할 때나 동료 리더들이 자신의 부하직원들을 비판할 때도 의존형 리더들은 자기 직원들을 보호해 주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팀원들은 과연 우리가 한 팀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고 팀워크가 약화되게 됩니다. 야구팀에서 자기 팀의 선수가 경기 중에 다른 팀의 선수와 시비가 붙거나 심판의 불공정한 판정에 항의할 때 자기 팀의 감독이 나서서 싸워주지 않으면 그 선수는 과연 한 팀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을까요?
의존형 리더는 안정성을 중시하고 변화나 위험을 피하려고 하며 규정이나 규칙을 따르는 것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조직 내에서 혁신이나 생산성보다는 관료주의나 공식적 프로세스가 더 중요시되는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의존형 리더는 조직관리에서도 약점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는 면은 다른 한편으로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존중해 준다는 의미도 됩니다. 그러다 보니 의존형 리더들은 성과나 역량이 부족한 직원들에게 단호하고 직접적인 피드백을 주지 못하는 등 조직관리에서 강단이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모든 구성원들을 다 비슷하게 대하는 경향이 있어서 공정한 평가를 통해 고성과자를 구분해 내서 동기부여 하거나 자신의 후계자를 명확히 지명해서 키워내지도 못합니다. 이렇게 되면 직원들의 동기나 활력이 떨어지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려다 보니 갈등을 싫어하고 지나치게 화합을 중요시하는 모습을 주로 보이기 때문에 치열한 논쟁을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건전한 긴장의 분위기조차도 피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의존형 리더들이 다른 사람들의 욕구에 반응해 주고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면서 조화를 추구하는 부분은 리더로서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의사결정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모습이나 공정성과 신뢰를 희생하면서까지 조화를 중시하는 성향은 조직의 활력이나 구성원들의 몰입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합니다.
이상으로 우리가 조직에서 만날 수 있는 톡식 리더의 유형들을 살펴봤습니다. 우리가 톡식 리더를 이해하면서 한 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리더들이 위에서 설명한 각각의 유형에 완전히 매칭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리더는 두세 가지 유형의 톡식 리더 특성을 조금씩 다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한 리더가 자신이 진행하는 투자 프로젝트에서 투자 금액의 크기와 상관없이 모든 프로젝트에 대해서 수많은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분석을 반복하면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우선순위를 생각하지 않고 모든 프로젝트를 세세하게 챙긴다는 점에서는 완벽주의형 리더의 성향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한편으로 의사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수없이 분석을 반복하는 점에서는 회피형 리더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애플의 혁신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어떤 톡식 리더의 성향을 가지고 있을까요? 연구자들이 스티브잡스의 자서전을 통해 분석한 내용을 보면 스티브 잡스는 변덕스러우면서 감정의 기복이 큰 감정폭발형 리더의 성향을 가지고 있고 자신에게 충성하는 직원을 가차 없이 내치거나 전제적인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는 등 감정단절형 리더의 모습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애플 신제품 론칭행사는 신제품을 위한 행사인지 잡스 자신을 위한 행사인지 모를 정도로 무대에서 자신이 관심과 주목을 받고자 하는 히스테리형 리더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또한 고객의 만족이나 제품 판매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제품의 작은 디테일에 수백만 달러를 낭비하는 등 완벽주의형 리더의 모습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간디나 피카소, 아인슈타인 등의 인물들과 동급으로 생각하는 나르시시스트형 리더의 모습도 가지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마치 포도알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포도송이처럼 톡식 리더의 특성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톡식 리더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혹시나 이 세상의 많은 리더들이 스티브 잡스가 가진 여러 톡식 리더의 특성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보다 더 심한 사람도 있는데 나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매우 예외적일 정도로 능력이 뛰어난 사람입니다. 이렇게 톡식한 성격 특성을 많이 가지고도 크게 성공한 사람은 스티브 잡스 이외에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아마 현재로서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정도가 그에 필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톡식 리더에 해당하는 특성을 몇 가지 가지고 있고 스스로 생각했을 때 스티브 잡스 정도의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톡식 리더들이 과연 자신의 약점을 그렇게 쉽게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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